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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가짜 5·18유공자, 자식들 죽음 나눠먹어”…보수단체, 광주서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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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자유연대등 보수단체가 18일 오후 광주 금남로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5.18유공자명단 공개 집회 후 광주에서 가장번화가인 충장로 일대를 다니며 유공자 명단을 요구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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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39주년을 맞은 18일 일부 보수 표방 단체가 광주 한복판에서 집회를 열고 ‘광주 5·18 유공자명단 공개’를 촉구하는 규탄집회를 가졌다.

이날 보수단체 1000여명은 집회 사회자가 구호로 선창하면 모두 따라 외치며 충장로 일대를 막말과 함성으로 가득 메웠다.

보수단체측은 “가짜 5·18유공자가 자식들 죽음을 나눠먹고 있다”며 “5·18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고 소리쳤다.

또 “5·18민주화는 김대중, 문재인에게만 좋은 민주화였다. 길거리에서 자식들 죽게 하고 광주가 부자가 됐느냐. 광주가 바뀔 때까지 광주시민들을 깨우치자”며 막말을 쏟아냈다.

이들은 5·18유공자 가운데 가짜 유공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등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 대표는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고초를 겪어 5·18 관련자로 인정받아 유공자가 됐다는 사실이 밝혀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5·18 당시 광주에 없었던 이 대표가 유공자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또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란을 저질렀다고 주장하며 전두환 신군부에서 조작한 것으로 역사적 평가가 정립된 사실을 호도했다.

발언을 마친 이들은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충장로파출소에서 광주천변을 돌아오는 코스로 행진에 나섰다.

이들의 막말 발언에 대부분의 광주 시민들은 무시하며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지만 5월 당시 직접 당사자였던 장년층은 길을 지나가다 멈춰서 삿대질하며 역정을 내기도 했다.

일부 시민들은 차량 경적을 5~10초간 울리며 항의의 표시를 하기도 했다.

중앙일보

18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자유연대 등 일부 보수표방 단체가 5·18유공자와 관련한 의혹을 제기하는 집회를 열자 한 시민이 '5·18진압자 명단을 공개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 시민은 집회가 열리는 맞은 편에서 ‘5·18진압자 명단을 공개하라’며 맞불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기도 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저들은 마치 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처럼 얘기하지만,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조차 제대로 모르거나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것 같다”며 “화는 나지만 대응할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진보단체 회원 2000여명이 이날 5·18민주광장에서 집회를 신고해 충장로를 행진하는 보수단체와 충돌이 우려됐으나 다행히 충돌없이 행진과 집회가 마무리됐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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