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脫중국현상 가속화, 급증하는 부채, 경제봉쇄 위협까지 BoA메릴린치, 모건스탠라 UBS등 中 경제성장률 5%대 전망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메릴린치), 모건스탠리,UBS 등 기관들은 중국 경제성장률이 5%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전쟁'으로 중국의 글로벌 제조업 공급망 역할이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탈(脫) 중국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300%에 육박하는 국가채무도 문제다. 여기에 더해 최근 미·중 무역전쟁 가열화 속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금지를 추진하면서 미국의 중국 경제봉쇄 위협도 두드러졌다는 것.
헬렌 차오 BoA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5.8%까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수치보다 더 끔찍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전쟁 격화는 가뜩이나 회복세가 더딘 중국경제에 더 큰 충격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지난 4월 소비·생산·투자 지표 모두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경제 불안감은 내달 일본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무역전쟁 조기 종결을 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창수 블룸버그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중국산 제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의 10%에서 25%로 인상하면서 중국 경제성장률을 0.9% 포인트 깎아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예고한대로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25%로 추가 인상하면 경제성장률이 1.5% 포인트만큼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도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부과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중국 지도부가 목표로 하는 6~6.5% 구간의 하한선까지 둔화할 것이며, 내년엔 5.5%까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티은행은 이미 그동안 미국발 관세폭탄의 부정적 영향이 누적돼 중국내 이미 440만개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글로벌경제 조사업체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 천룽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4일 보고서에서 중국 경제의 "앞날이 깜깜하다"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주식시장이 추가적으로 조정기를 거치며 올 한해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할 것으로 봤다. 또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였던 중국 채권 수익률도 다시 하락할 것이며 위안화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내 급증하는 부채가 경제 성장 발목을 잡을 것이란 경고 목소리도 나온다.
소시에떼제네럴 증권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기하방 압력을 막기 위해 마련한 경기부양책으로, 지난 2년간 중국 정부가 추진해 온 ' 전쟁'으로 억제됐던 부채가 또 다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경고했다. 무역전쟁 격화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가 부과되면 단기적 경제성장을 떠받치기 위해 부채가 급증할 것이고, 중국 금융의 시스템적 리스크를 촉발할 것이란 얘기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추진하는 지속가능한 경제성장 모델에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래리 후 맥쿼리 이코노미스트는 잠재적으로 (중국이 감당할) 장기적 비용이 막대하다며 "일본의 과거 '잃어버린 10년'은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은행(BOJ)가 남발한 과다한 경기부양책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고 전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글로벌 공급체인에도 이미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중국 시장에서 인건비 상승과 비용 급증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조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피해 중국 이탈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
클라우스 바더 소시에테제네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기업과 중국 민영기업들은 이미 중국을 대체할 잠재적인 제조업 기지를 모색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의 화웨이 봉쇄령에서 보여지듯, 미국이 중국기업의 미국 투자를 규제하고, 특히 이것이 미래 핵심기술인 하이테크 방면에서 두드러지면서 중국 기업들은 외국 선진기업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는데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로 인해 중국이 글로벌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조에서 윗 단계로 올라가는 속도가 지연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나티시스 은행 홍콩 소재 앨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에 핵심부품을 수출하는 걸 규제하고 있다"며 "특히 반도체를 봉쇄한다면 이는 중국 경제의 목을 조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과적으로 미국과의 경제전쟁은 중국에 커다란 충격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마이클 에브리 네덜란드 라보뱅크 아시아 금융시장 연구책임자는 "중국은 미국을 실제적으로 대체할 준비를 하기도 전에 이미 서구 시장, 아이디어, 기술, 미국 달러로부터 단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전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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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baeins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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