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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BTS 팬 ‘아미’들이 5·18민주화운동 공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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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전라남도 광주 baby” “모두 다 눌러라 062-518”

방탄소년단 제이홉, 수록곡 ‘마 시티(Ma City)’에서 ‘5·18’ 언급

국외 아미들, 가사 의미 번역하면서 5·18민주화운동 공부해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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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 listen to ‘Ma City’ by BTS, you will hear J-Hope rapping “Press 062-518, everyone”. 062 is the area code of Gwangju and 518 is referring to Gwangju Uprising happened on May 18.’ (방탄소년단의 노래 ‘마 시티’를 들어보면,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이 “모두 다 눌러라 062-518”이라고 랩 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062’는 광주의 지역 번호이고, ‘518’은 5월18일 발생한 광주민주화운동을 가리킵니다.)

자신을 방탄소년단 팬클럽인 ‘아미(ARMY)’라고 소개하고 있는 한 블로그에 올라온 글이다. 이 글은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나 관련 기사, 글 등을 영어로 번역해 알려주는 트위터 사용자 ‘아미살롱’(@BTSARMY_Salon)이 지난해 5월 써서 올렸다. 이 사용자는 글에서 “1980년의 봄은 ‘서울의 봄’이라고 불린다. 1980년 5월18일부터 27일까지 광주에서 수백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다가 피를 흘렸다. 이 기간 동안 광주 시민들은 전두환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5·18민주화운동을 소개했다.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도 소개했다. 이 트위터의 팔로워는 12만7천명이 넘고, 해당 글을 게시한 블로그 글 링크를 올린 트위트의 리트위트(RT) 수는 4천이 넘었다. 글이 입소문을 타고 전 세계 방탄소년단 팬들에게 공유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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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을 따라 5·18민주화운동을 공부하는 외국인 아미들이 늘고 있다. 계기는 방탄소년단의 노래 가사다. 2015년 공개된 방탄소년단의 앨범 ‘화양연화 pt.2’에 수록된 노래 ‘마 시티(Ma City)’는 광주 출신 멤버인 제이홉(본명 정호석·25) 등 멤버 3명이 직접 작사한 곡으로, 멤버 각자가 자란 도시를 주제로 담았다. 제이홉은 이 노래에서 “나 전라남도 광주 베이비(baby)” “날 볼라면 시간은 7시 모여 집합 모두 다 눌러라 062-518”이라고 랩을 한다. “7시 모여 집합”이라는 가사는 광주의 지도상 위치가 7시 방향이라는 이유로 극우 성향 사이트 일베가 광주를 비하할 때 쓰는 ‘7시’라는 표현을 저격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또 다른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26)는 데뷔 전 ‘062-518’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마 시티’가 공개된 뒤 이와 같이 ‘7시’와 ‘062-518’라는 숫자 안에 숨겨진 의미에 대해 국외 팬들의 궁금증이 커졌다. 이 때문에 2016년 한 아미는 자신의 블로그에 영어로 이 노래 가사를 번역하면서 내용을 설명하고 “일베는 5·18민주화운동이 북한군과의 공모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지만 근거를 보여주는 건 거부하고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광주를 ‘7시’라고 부르며 5·18이 북한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5·18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이후 복역했지만 나중에 한국 대통령이 됐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는 설명도 나온다. 해당 글을 본 외국인 아미들은 “가사의 의미를 알려줘서 고맙다”, “광주의 역사가 이렇게 슬픈 줄 몰랐다”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러 가야겠다” 등과 같은 반응을 보였다.

5·18 묘역을 직접 찾은 아미들도 있다. 지난달 28일 ‘2019 광주 FINA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성공기원-SBS 슈퍼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의 공연을 보러 온 외국인 아미들이 방탄소년단 노래를 듣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헌화하고 분향했다는 소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묘지를 찾았던 우크라이나인 아미 조토바 아나스타샤(21)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방탄소년단 노래를 통해 5·18민주화운동을 배우게 됐다. 콘서트를 보러 가기 전 시간이 생겨 친구들과 같이 묘역에 방문했다“며 “방탄소년단 노래를 듣지 않았다면 이런 중요한 사건을 알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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