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정보요원 출신 김용장 씨 "5·18역사 다시 써야 한다"
증언하는 김용장 전 미 육군 501정보단 요원 |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천정인 기자 = 5·18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상황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미국 정부의 정보보고서가 진상규명의 새로운 열쇠가 될지 주목받고 있다.
'비밀서약'을 깨고 39년 만에 역사의 증언대에 나선 전직 주한미군 정보요원은 우리 정부가 미국에 원형 그대로의 5·18 기록물을 요청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14일 광주 5·18기념센터에서는 주한미군 정보요원 출신 김용장 씨의 기자회견이 전날 서울 국회의원회관에 이어 열렸다.
1980년 당시 광주에서 활동한 김 씨는 사무실 전체가 1년간 처리하는 양인 40건의 보고서를 항쟁 기간 작성해 미국 정부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당시 광주에 있는 모든 정보기관에서 근무하는 분들이 첩보를 주셨다"며 "정말 믿을 만한 것이었고, 믿지 못할 첩보는 본부에서 모두 검증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보낸 첩보에 다른 첩보가 올라오고 국방부로 가면 그때는 정보가 된다"며 "일본에 있던 정보여단으로도 간 저희의 첩보는 정말 믿을 만한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증언하는 김용장 전 미 육군 501정보단 요원 |
김 씨는 본인이 작성한 보고서 가운데 5건은 백악관으로 들어갔고, 당시 지미 카터 대통령이 3건을 직접 읽었다는 소식을 보고 받았다고 기자들 앞에서 힘주어 말했다.
그는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광주방문과 직후 이뤄진 집단발포, 계엄군의 조직적인 시신 인멸, 헬기사격 등 5·18 핵심 사실을 미국 정부에 보고했다고 덧붙였다.
광주항쟁 당시 미국의 역할로는 전두환 신군부 만행에 대한 '묵인'이라고 김 씨는 지적했다.
김 씨는 "인적 정보망인 휴민트(HUMINT)를 없앤 것이 카터 대통령의 큰 실책 중 하나"라며 "그래서 이란이 넘어갔고 미국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통성이 없는 전두환을 대통령으로 앉혔다"며 "도덕주의와 인권 중시를 브랜드로 내세운 미국이 결과적으로는 신군부의 손을 들어줬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앞으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먹칠(삭제)한 보고서가 아닌 원본을 보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해야 한다"며 "이미 먹칠한 보고서들도 제가 알기로는 우리 국회 도서관에 700건 정도 와있는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김 씨는 "광주항쟁에 대한 역사를 지금부터 다시 써야 한다"며 "여태까지 쓰인 역사는 옳은 역사가 아니며 잘못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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