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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클롭의 약속과 리버풀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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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디보크 오리기(오른쪽)가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FC바르셀로나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에서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린 후 환호하고 있다. /사진=리버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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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64] 아쉽게도 리그 최종전에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전반 17분 리버풀이 선제골을 넣고, 맨시티가 전반 27분에 실점을 할 때 까지만 해도, 안필드의 기적이 재현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었다.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맨시티에는 2골이 필요했고, 축구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역시 맨시티였다. 2골을 득점하는 데, 전반이면 충분했고, 최종 스코어는 4대1이었다. 리버풀은 할 수 있는 게 없었고, 우승은 맨시티의 것이었다.

2018~2019시즌 리버풀은 그 어느 클럽보다도 화려했다. 승점은 97점이었고, 시즌 내내 단 1패만을 당했다. 유럽 리그를 통틀어 볼 때, 리버풀 보다 승점이 많은 팀은 맨시티 단 한 팀뿐이며, 리버풀보다 적은 패를 기록한 팀은 없다. 문제는 그 패배가 2019년도 첫 경기에서 하필 맨시티에 당한 패배였다는 점이다. 결과론 적인 얘기이지만, 1대2로 패한 이 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했으면, 리그 우승은 리버풀의 차지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2번의 리그 맞대결에서 리버풀은 맨시티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아쉽지만 2위라는 결과를 받아들여야 되는 이유이다.

비록 EPL에서 우승을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리버풀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최고의 무대라고 할 수 있는 UEFA챔피언스리그(이하 챔스) 결승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두 번 연속 결승 진출이다. 챔스 결승전은 유럽 클럽팀들에는 그야말로 꿈의 무대이고, 그 꿈의 무대에 진출한다는 것은 엄청난 부와 명예를 보장한다. 그런 무대에 2년 연속으로 진출한다는 것은 클럽의 레벨이 유럽 최고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진정한 최고는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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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이 지난 7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의 2018-2019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 경기에서 팀이 4-0으로 승리해 결승 진출이 확정된 후 활짝 웃고 있다. /사진=리버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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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원'에 비해서는 많이 평범한 리버풀의 수장 위르겐 클롭은 2015년 가을, 리버풀 감독에 취임하면서 '특별한 클럽'을 4년 내에 우승 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사실, 이 말은 새로 취임하는 감독의 입에서는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관용구와 같은 것 이다. 당시 리버풀 상황으로 봤을 때, 이 말에 크게 기대를 품은 팬들 또한 많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클롭의 리버풀은 첫 시즌 리그 8위로 마감한다. 온전히 한 시즌을 보낸 것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6위보다 오히려 2단계 후퇴한 것이다. 하지만 클롭은 비록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지만, EFL컵과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팀을 올려 놓으며 리버풀 팬들에게 가능성이라는 희망을 안겨주었다.

다음 시즌부터 클롭은 마인츠와 도르트문트에서 입증했던 자신의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바로 가성비 높은 선수 영입과 탁월한 전술가로서의 역량이다. 2016~2017시즌 사디오 마네, 조엘 마티프 등을 영입하며, 리그 4위로 팀을 챔스에 진출시킨 클롭은 2017~2018시즌에는 살라, 로버트슨, 판데이크, 2018~2019시즌에는 케이타, 샤키리, 베케르 등 각 포지션의 알짜 선수들을 영입하며, 팀을 정상급 반열에 올려 놓는다.

클롭의 리버풀은 이제 4년차를 맞이하고 있다. 그리고 리버풀의 서포터즈인 콥(THE KOP)들은 클롭의 '새로운' 리버풀에 열광하고 있다. 특히 최강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챔스 4강 2차전에서 4대0의 승리를 이끌며, 5만 관중이 안필드에서 'You'll never walk alone'을 경기장이 떠나가라 함께 부르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날의 승리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기적이라 표현하고 있다. '기적'의 영문 표현인 'miracle'은 확률적으로 발생하기 대단히 힘든 일이 발생할 때를 의미한다. 하지만 불가능을 의미하지 않는다.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에서 4점차 이상 승리를 5번이나 기록한 바 있다. 그중, 4번은 한 점도 실점하지 않으며 승리했으며, 이는 리그 최다 기록이다. 물론 바르셀로나와 같은 최강팀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다. 하지만 헤비메탈과 같은 클롭의 축구는 다른 팀들에 비해 이런 기적을 만들어낼 확률이 분명 높다.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내재된 경험이 있다. 안필드의 기적이 가능했던 이유이다.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그리고 클롭과 리버풀은 충분히 잘했지만, 아직 2%가 부족하다. 클롭의 취임전과 마찬가지로 리버풀에는 여전히 새로운 우승컵이 없다. 그리고, 이제 그 가치를 증명해 보여야 할 때이다. 결승전 상대는 토트넘이다. 클롭이 리버풀 감독으로 처음 상대한 EPL 팀 또한 토트넘이었다. 2015년 10월 17일 원정 경기에서 양팀은 0대0으로 득점 없이 비겼다. 그리고 클롭 취임 이후 리버풀은 9번의 경기에서 토트넘에 단 한 번 패했다(9경기 4승4무1패). 리버풀 입장에서는 이번 결승전이 절호의 찬스로 보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축구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그리고, 실력으로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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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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