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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중국서 막대 관세 거둘 것” 트럼프 발언에, 미 정부 내부서도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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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엄청난 자금 흘러든다”며 관세 관련 폭풍 트위트 쏟아내

커들로 국가경제위원장, “양쪽 다 고통받는다”며 사실상 반론

관세의 실제 부담 주체는 ‘미 소비자’, 중국은 수출 감소 고통

미-중 공멸 막으려면 양국 정상 “6월 말 G20 때 만나 담판 지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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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으로 중국에서 막대한 관세를 거둬들인다며 연일 큰소리를 치지만,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도 관세는 “미-중 양국 모두를 고통스럽게 한다”는 이견이 나왔다. 미-중이 공멸을 피하려면 양국 정상이 다음달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위터에 무역전쟁에서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꺼내든 무기인 관세에 대한 생각들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는 중국으로부터 수백억달러 관세를 거둬들일 것이다. 물품 구매자들은 (이상적으로는) 이를 미국에서 스스로 만들거나,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국가들에서 사들일 것”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엔 “서두를 것 없다. 중국이 2500억달러어치 상품에 관세를 지불한다. 엄청난 금액이 미국 재무부로 흘러들고 있다”, 11일엔 “그들은 빨리 행동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엄청난 관세를 긁어모으는 게 좋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에 관세를 내는 것은 중국이며, 미국은 그로 인해 큰 고통을 받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이자 시장주의자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이 같은 견해를 사실상 부정했다. 12일 <폭스 뉴스>에 출연한 커들로 위원장은 “관세를 내는 것은 중국이 아니다. 미국의 수입업자가 내고 종종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앵커 크리스 월리스의 추궁에 처음엔 “(미-중) 양쪽 모두가 (관세를) 낸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제학의 상식에 해당하는 관세의 부담 주체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중국은 수출시장이 줄어드는 것 등으로 인해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손해를 본다. 양쪽 모두가 고통을 받는다”고 말을 바꿨다. 관세를 무역전쟁에서 승리를 가져다 줄 만병통치약으로 취급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견해가 틀렸으며, 양국 모두 고통을 받는다고 인정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그릇된 ‘관세관’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민주당과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지난 수년간 이뤄진 강고한 경제 성장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월리스도 커들로 위원장에게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200만개 일자리가 사라지며,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1%포인트 줄어든다는 예측치를 제시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과장된 수치다”, “0.2%포인트 정도 성장률이 줄어든다”고 반론했다.

미국의 또다른 고민은 중국의 보복으로 고통 받는 농업 부문이다. 무역전쟁 이후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2017년보다 74% 감소했다. 대두·옥수수·보리 등을 재배하는 농민단체들은 “농가 손해가 커지고 있다”, “이제는 한계”라는 신음을 쏟아내고 있다.

무역전쟁이 양국 모두에게 고통을 강요하자, 지난해 12월처럼 양국 정상이 직접 만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커들로 위원장도 “다음달 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두 번이나 강조했다. 중국도 류허 부총리가 10일 양보가 불가능한 이유로 ‘국가의 존엄’까지 들먹인 이상 사태 해결을 위해선 시 주석이 직접 등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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