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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인상'vs'원칙' 평행선…미·중 '무역협상' 빈손 마무리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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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선 후 협상은 中에 더 나빠” / 류허 “원칙 문제 美에 양보 못해”

세계일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화하고 있다.


미중과 중국이 워싱턴에서 이틀간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양측간 난기류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은 예고했던 관세 인상에 나선 것은 물론 사실상 중국산 수입품 전체의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압박했고, 중국은 원칙 문제에 있어서는 결코 양보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실질적인 관세 적용까지 한달가량 시간을 벌었지만 합의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협상’이 끝난 하루 뒤인 1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최근 협상에서 너무 심하게 당하고 있어서 2020년 차기 대선 무렵까지 기다리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내 두 번째 임기 때의 무역협상은 중국에 훨씬 더 나쁠 수 있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협상 전략과 관련 “운 좋으면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계속 미국에서 연간 5000억달러를 뜯어낼 수 있을지 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협상이 끝나자마자 트위터에 “지난 이틀간 미·중은 솔직하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면서 “앞으로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워싱턴 협상이 진행되는 도중에 2000억달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한 미국은 앞으로 3~4주 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나머지 325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도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최후통첩성 경고를 했다.

세계일보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美무역대표부(USTR)에서 이틀간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마친, 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가운데)과 中 류허 부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중국 협상단을 이끈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협상이 끝난 뒤 중국 취재진에게 “협상은 완전히 깨지지 않았다”며 베이징에서 추가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류 부총리는 그러면서도 양국이 중대한 원칙에 대해 견해차가 크다면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섰다.

미·중간 후속협상이 언제 다시 개최될지는 확실하지 않다. 미국 측의 추가 관세 인상 발언 등을 고려하면 한달 안에 협상 타결이 다시 추진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의 관세 인상에 중국이 공언한대로 보복에 나서면 양측 협상은 한동안 교착될 수도 있다.

양측이 언급한대로 협상의 판이 완전히 깨진 것은 아니지만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관세 인상 품목은 미국 소비자 물가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컴퓨터·부품, 휴대전화·통신장비, 가구, 자동차 부품 등 5700여개 품목이다.

세계일보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압박 정책에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점은 미·중 무역협상 타결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중국의 보복성 관세로 직접 타격이 불가피한 ‘팜(농촌) 스테이트’ 출신 의원들도 트럼프 정부의 대중 무역정책에 박수를 보내고 있고, 민주당 의원들조차 이에 호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피하려면 미국 내에서 제품을 만들 것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서 “관세를 피하는 그런 쉬운 방법?”이라며 “미국에서 제품과 상품을 만들라”고 촉구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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