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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카타르 LNG선 60척 잡아라"…불붙는 조선업 수주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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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LNG(액화천연가스) 수출국 카타르가 60척의 LNG 운반선 발주를 예고하면서 국내 조선 3사의 물밑 수주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LNG 운반선 수주가 확대되면 조선업 경기도 바닥을 찍고 회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Qatar Petroleum·QP)은 최근 한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조선소에 LNG 운반선 발주를 위한 입찰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3사는 모두 입찰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비즈

삼성중공업이 카타르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LNG선./삼성중공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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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가 발주할 LNG선은 21만∼26만 6000㎥급(Q-Max, Q-Flex) 초대형 운반선이다. LNG 생산량 1위 국가인 카타르는 2004년 이후 LNG 관련 신규 투자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유럽 등 전 세계에서 LNG 수요가 늘자, 올해 생산 설비 증설과 동시에 60여척의 LNG선 발주에 나섰다.

조선업계는 2000년대 초반 카타르 발주 물량을 싹쓸이한 ‘영광’이 재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2004년 국내 3사(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가 발주한 16척의 LNG선을 독식했다. 당시 수주 물량은 세계 최대 규모인 53억달러였다. 3사는 이듬해 8월에도 12척을 독식하며 29억달러를 수주했다. LNG선은 지난해 한국 조선업계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연간수주량 1위를 달성하는 데 ‘효자’ 노릇을 했다.

올 1월 카타르 국왕의 방한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당시 사드 빈 셰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부 장관은 우리 정부와의 회담에서 "한국이 선박 수주 경험이 많고 기술력에서 정평이 나 있는 만큼 앞으로도 LNG선 도입에 좋은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LNG선 건조 기술력에서 중국, 일본 등 경쟁국보다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LNG 운반선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증발 가스를 100% 다시 액화, 화물창에 집어넣는 ‘완전재액화시스템(FRS)’에서 앞서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술력이 필요한 LNG 선박에 있어서는 국내 3사의 경쟁력이 워낙 강하다"며 "중국 조선사들이 뒤쫓는다고는 하지만, LNG선 같은 특수 선박 제조 기술력은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 벌크선의 가격은 한 척당 2500만달러인데 반해, LNG선은 한 척당 평균 1억7500만달러에 이른다. 조선업계가 수익성이 좋은 LNG선 수주에 목매는 이유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일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앞으로 3년에 걸쳐 엄청난 물량의 액화천연가스(LNG)선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이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수익성을 확보하느냐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동희 기자(dwis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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