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공지
中 상무부 심야 성명 발표 "필요한 반격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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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다시 무역문제로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미국 행정부가 8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계획을 관보 사이트에 공지하자 중국 정부는 미국이 추가적인 관세 인상에 나설 경우 반격할 것이라며 일전불사를 다짐하고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관보 사이트에 2천억 달러(약 234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0일부터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내용을 공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앞서 자신의 트위터에 밝힌 내용이다.
미국이 사실상 최후통첩을 던지자 중국 상무부는 같은 날 늦은 밤에 긴급 성명을 내고 "필요한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무역 마찰을 격화하는 것은 양 국민과 전 세계 인민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미국측 조치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미국 측이 이런 관세 조치를 시행한다면 중국은 부득이하게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율 인상 선언에도 가급적 비판을 자제하던 중국 관영매체들마저 상무부 성명을 기점으로 미국에 대한 비판에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미·중 무역전쟁 뿐만 아니라 최근 양국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타이완 문제까지 거론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미국의 추가 관세율 인상 움직임을 중국 고전 초한지(楚漢志)에서 항우가 유방을 죽이기 위해 개최한 '홍문의 연회'(鴻門宴)에 비유하며 비난했다. 미국이 중국을 타도하기 위해 '홍문연'을 열었지만 중국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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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타협 직전까지 간 것처럼 보였던 양국 무역협상이 돌연 파국 직전 상황으로 돌변한 원인을 두고 전 세계 매체에서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든 약속을 최종 합의문에 넣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가 협상 타결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9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자문을 맡고 있는 스인훙(時殷弘) 인민대 교수는 "미국은 중국이 원칙적으로 합의한 모든 사안이 합의문에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지난 3월 중국 전인대가 통과시킨 외상투자법에 대해서도 미국 측은 너무 내용이 모호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일본의 아사히(朝日)신문은 지난달 30일 베이징에서 있었던 양국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측이 중국 지방정부가 현지 기업에 주는 산업보조금의 철폐를 주장했지만 중국이 이를 거부하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9일 복수의 관계국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중국이 지난 3일 밤늦게 무역협상 합의안 초안을 조직적으로 수정한 150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미국에 보내왔으며 여기에서 미국의 불만 사항들을 해결할 법률 개정 약속이 삭제됐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중국 측 수정안은 미국의 핵심 요구사항을 뒤집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편 미국이 예고한 관세율 인상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대표단을 이끌고 9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막판 담판을 벌인다. 이 협상에서도 타결점을 찾지 못할 경우 양국의 무역전쟁 재개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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