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연합뉴스] |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오는 10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추가 인상 방침을 공보를 통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로부터 얻는 경제적 이익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올리겠다고 한 발언이 단순히 엄포용이 아니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중국이 방금 우리에게 (류허) 부총리가 합의를 위해 미국으로 올 것이라고 알렸다"며 "우리는 지켜보겠지만 나는 한 해 미국에 쌓이는 1000억달러의 관세에 행복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이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합의가 급하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같은 날 미국이 10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올린다는 내용을 연방공보(Federal Register)에 게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트위터를 통해 밝힌 내용을 공식화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중국이 수개월간의 협상 내용이 쓸모가 없을 정도로 돌변한 태도를 보였다고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대중 강경파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뿐만 아니라 온건파로 알려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마저 중국의 이 같은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통신에 "중국이 욕심을 내는 바람에 지난주 협상이 매우 안 좋게 끝났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5일까지 기다렸다가 관세를 발표한 것이 오히려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 등 트럼프 행정부 내 강경파의 입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미국 월가 전문가들도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경고가 이어지자 미국 뉴욕 증시는 7일 1~2% 급락세를 보였고 뒤를 이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월가에서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방송에 출연해 "10일 관세가 인상될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크게 떨어졌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만6000선이, 기술주 중심인 나스닥지수는 8000선이 각각 무너졌다. 다우지수는 473.39포인트(1.79%) 급락한 2만5965.0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8.42포인트(1.65%) 떨어진 2884.05에, 나스닥지수는 159.53포인트(1.96%) 내린 7963.76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폭탄'을 예고한 이후에도 비교적 약보합권에서 선방했던 뉴욕 증시가 무역전쟁 현실화 우려로 급락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일 대비 321.13포인트(1.46%) 하락한 2만1602.59에 거래를 마쳐 전날(-1.51%)에 이어 이틀 연속 하락장을 기록했다. 같은 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일 대비 1.12% 내린 2893.76으로 장을 마쳤다. 앞서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개월 동안 중국은 500억달러어치 하이테크에 25%, 그리고 20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상품에는 10% 관세를 미국에 지불해왔다"며 "금요일(10일)에는 10%가 25%로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 서울 = 류영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