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7.07 (일)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EU 융커 "英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입 안 한 것 후회…나의 실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개입했다면 英의 EU 탈퇴 이르게 한 거짓말 부숴버렸을 것"

유럽의회 투표시 反EU·反난민 포퓰리스트 정당 견제 호소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유럽연합(EU)의 '행정부 수반' 격인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7일 영국 국민에게 EU 탈퇴(브렉시트) 여부에 관해 물은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EU가 개입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밝혔다.

오는 10월 말이면 5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날 예정인 융커 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영국은 물론 EU 전체가 지난 2016년 6월 말 이후 브렉시트라는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융커 위원장은 그때 EU가 영국의 국민투표에 개입했더라면 영국의 EU 탈퇴 결정에 이르게 된 '거짓말'을 부숴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나에게 브렉시트 국민투표 과정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면서 "당시 널리 회자했던 거짓말을 부숴버릴 수 있는 세력은 우리가 유일했기 때문에 (영국의 국민투표에) 개입하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했다.

연합뉴스

융커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개입 안 한 것 후회"
[브뤼셀 AP=연합뉴스]



그러면서 "중요한 시기에 침묵을 지키고 있었던 것은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영국은 지난 2016년 6월 23일 실시한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찬성 52%, 반대 48%로 EU 탈퇴를 결정했다.

하지만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한 지 3년이 다 되도록 영국 의회에선 브렉시트 문제를 놓고 찬반이 엇갈려 대혼란에 빠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작년 11월 영국의 탈퇴조건을 담은 브렉시트 합의문을 EU와 체결했으나 영국 하원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문제 합의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다. 이에 당초 지난 3월 29일 예정됐던 영국의 탈퇴는 일단 오는 10월 말까지 미뤄진 가운데 영국 내부에선 브렉시트 합의문 승인문제를 계속 협의 중이다.

융커 위원장은 또 오는 23~26일 실시될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난민·반(反)EU 등을 내세우는 포퓰리스트 정당 및 민족주의 성향 정당들이 지지기반을 넓힐 것으로 예상되는 데 대해 유권자들에게 주의 깊게 투표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유권자들에게 모든 사람이 극단주의자에게 투표했을 경우 유럽의 모습이 어떻게 될지 유권자들은 자문해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 그는 폴란드에서 자국 출신인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히틀러나 스탈린에 비유하며 정치공세를 펴는 데 대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런 정치공세는) 매우 역겹다"고 비판했다.

한편, 융커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글로벌 투자의욕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만약 투자자들이 이(무역갈등) 문제가 곧 풀릴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대서양 양쪽은 물론, 전 세계의 투자의욕이 약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EU 간 무역문제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EU 집행위와 미국 측이 거의 매일 접촉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EU 간 무역 관계에 대해서만큼은 우리가 미국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기자회견 하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브뤼셀 EPA=연합뉴스]



bingso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