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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미 “중국, 약속 어겼다”…‘관세 폭탄’ 하루 전 협상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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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주먹 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 육·해·공군 사관학교 미식축구 경기 우승팀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아미 블랙 나이츠’에게 ‘최고사령관 트로피’를 수여한 뒤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워싱턴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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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무역협상 대표단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이틀 일정으로 담판에 나선다. 미국이 제시한 추가 관세 부과 시한을 하루 앞두고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중국의 막판 후퇴를 비판하며 이번 무역협상에서 중요한 진전이 없으면 예고대로 추가 관세를 매기겠다고 거듭 압박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극적 타결과 확전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이번 협상에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불공정 관행 방지 법제화

중국의 입장 번복설 나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6일 기자들에게 미·중 무역협상 상황과 트럼프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양국은 협상에서 실질적 진전을 이뤄왔지만 지난주 중국이 약속 가운데 일부를 어겼다”면서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약속 후퇴’가 합의에서 실질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는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므누신 장관도 “주말에 걸쳐 중국이 상당한 이슈에서 후퇴하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전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중대한 이슈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협상을 깨지는 않지만 현재로선 금요일(10일)이 되면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산 수입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현행 10%에서 25%로 인상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날 경고는 막판 협상에서 중국을 압박하려는 차원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 두 사람의 브리핑은 협상에서 심각한 입장차가 발생했고, 타결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재협상을 하려 한다”며 추가 관세 카드를 꺼내게 만든 중국의 ‘약속 후퇴’는 합의사항 법제화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 협상단이 미국 협상단에 중국 법을 바꿔야 하는 합의를 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전에는 법을 바꾸는 데 동의했다가 입장을 번복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중국 협상단이 입법 절차 대신 규제나 행정조치를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협상의 주요 쟁점인 중국 시장에 진출한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이전 강요 방지를 어렵게 할 수 있다. 협상 타결 후 기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유지 여부 등에서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시진핑, 양보 거절” 보도

경기 호조 자신감 바탕

양측 치킨게임 재연 양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추가 양보 요구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협상단이 미국에 추가 양보하는 협상안을 설명하자 시 주석이 “모든 결과는 내가 책임질 것”이라며 거부했다는 것이다. 타결 임박 상태였던 무역협상이 난기류에 빠진 배경에 미·중 정상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협상 분위기가 급반전된 데는 양측 모두 대치국면이 조금 더 이어져도 불리할 게 없다는 계산을 했기 때문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중국이 법제화 약속을 뒤집을 수 있었던 이유는 침체된 경제가 정부의 부양 조치로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확전을 불사할 수 있는 배경에는 1분기 3.2% 경제성장률과 50년 이래 최저 실업률 등 경기 호조에 따른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하루 늦게 협상 시작 예고

중 “갈등 피하지 않고 협상”


돌발 변수가 발생했지만 양측은 다시 협상장에서 만난다. 중국은 류허(劉鶴) 부총리가 이끄는 대표단이 9~10일 미국을 방문해 무역협상을 진행한다고 7일 발표했다. 당초 일정을 취소하지 않고 하루 늦춰 양측이 대좌하는 것이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은 갈등을 피하지 않고 계속해서 성심껏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관세 인상 시점인 ‘10일 0시1분’은 미국이 제시하는 협상 최후통첩 시한이다. 중국 대표단으로선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느냐, 추가 관세 타격을 감수하느냐의 갈림길에 몰린 셈이다. 이제 향방은 종전, 확전, 휴전 연장 등 세 갈래가 됐다. 워싱턴 협상에서 중국이 불공정 관행 방지 법률화 등에 합의한다면 무역협상은 극적 타결에 이를 수 있다. 므누신 장관은 “양측이 중대한 진전을 만들어낸다면” 관세 인상 방침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입장차를 재확인하고 돌아선다면 추가 관세 부과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최종 합의는 아니어도 타결 가능성을 확인한다면 추가 관세 부과 유예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워싱턴 | 박영환·베이징 | 박은경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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