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선교통, 후개발’이라는 원칙에 따라 7일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등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했지만, 입주 전까지 주요 교통 시설이 다 갖춰지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핵심 노선이 아직 계획단계이거나 예비타당성(예타)도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입주 이후 교통 미비로 불편을 겪은 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이날 국토부는 ‘수도권 주택 30만가구 제3차 신규택지 추진계획’을 통해 고양시 화전동 일대 813만㎡에 3만8000가구, 부천시 대장동 일대 343만㎡에 2만가구 등 3기 신도시에 총 11만517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고양 창릉, 부천 대장의 경우 2020년 지구지정, 2021년 지구계획 등을 거쳐 2022년부터 입주자모집(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감안하면 첫 입주는 2026~2027년쯤 이뤄질 예정이다.
고양 창릉의 핵심 교통대책은 지하철 6호선 새절역과 고양시청 사이 14.5㎞를 연결하는 ‘고양선’ 신설이다. 고양선에는 향동지구역과 지구 내 역 3개, 화정지구역, 대곡역(3호선·경의중앙선·GTX-A·대곡소사선), 고양시청역 등 총 7개역이 신설된다. 국토부는 노선이 완공되면 서부선 등을 이용해 지구에서 여의도까지 25분까지 도달할 수 있으며, 용산은 25분(경의중앙선), 강남까지는 30분(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안에 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7일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을 수도권 3기 신도시로 지정해 5만8000가구를 공급하고, 중규모택지와 도심 국공유지 26곳에도 5만2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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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직 밑그림도 나오지 않은 고양선은 제외하더라도, 환승노선 상당수가 사업이 지지부진하다. 민자사업으로 진행되는 서부선은 새절역~서울대입구역을 잇는 16.15㎞ 노선으로, 지난 2017년 3월 민자사업의 예타 조사 격인 민자적격성 조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연내 제3자 제안공고와 사업제안서 평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정까지 마치고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더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서부선과 성격이 비슷한 우이~신설선의 경우 총 연장 11.4.㎞인데, 착공은 2009년 들어갔지만 8년 만인 2017년에야 개통됐다.
또다른 핵심 환승노선인 GTX-A노선의 경우 그나마 지난해 착공식을 했지만 첫 삽은 아직 뜨지도 못했다. 경기 파주~동탄 83.1㎞를 잇는 이 노선은 아직까지 실시설계와 토지보상이 진행 중이다. 강남 청담 등 노선 주변 주민들의 반발도 거센 상황이라 완공 계획시점인 2023년도 지금으로선 불투명하다.
부천 대장의 교통 대책은 지하철 5·9호선 및 공항철도 김포공항역과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을 잇는 S(슈퍼)-BRT(간선급행버스체계) 17.3㎞를 설치하는 게 핵심이다. BRT가 GTX-B노선 환승역인 부천종합운동장역까지 이어져, 지구에서 서울역까지 30분, 여의도까지는 25분이 소요될 것이란 게 국토부 계획이다.
그러나 GTX-B 노선은 아직 예타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았다. 이 노선은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 80.1㎞를 연결하는 노선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GTX-B 예타 결과는 오는 9월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남양주 왕숙신도시 조성과 예타 제도 변경 등에 힘입어 예타 통과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지만, GTX-C노선 사례를 고려하면 GTX-B노선은 올해 예타가 통과돼도 2022년 이후에야 착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GTX-C노선은 지난해 예타가 통과됐지만 착공은 2021년, 개통은 2026년으로 잠정 계획돼 있다.
김영찬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대규모 주택공급을 할 때 교통시설 공급은 항상 후순위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럼에도 입주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고 제대로 된 교통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사업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려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수현 기자(salm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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