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출시 5년 이하 징역…"보안 때문에 일찍" vs "시장 다시 불안해서"
하지만 이날 오전 10시 발표 시점까지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선정 사실을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만큼 정부가 이번 입지를 '극비' 사안으로서 철통 보안에 부쳤다는 뜻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업계와 언론에서는 광명, 시흥 등을 유력 후보지라고 확정적으로 거론했을 정도다.
'3기 신도시'에 쏠린 관심 |
지난해 말 이후 지방자치단체와 수차례 협의를 거쳤음에도 중앙정부나 지자체 어느 곳에서도 입지 정보가 새어나가지 않은 것은 지난달 30일 공포된 '개정 공공주택 특별법'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관가에서 나오고 있다.
개정 특별법은 공공주택 지구 지정 등과 관련된 기관·업체 종사자는 관련 정보를 주택지구 지정 또는 지정 제안 목적 외로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누설할 경우 5년 이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발표의 '성공적 보안'은 지난해 하반기 신도시 등 수도권 택지 발표를 전후로 잇따라 불거진 '유출 논란'과 비교하면 더욱 대조적이다.
LH 인천지역본부 지역협력단 소속 간부 A 씨는 지난해 3월께 수도권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 개발도면을 다른 직원과 함께 부동산업자들에게 넘긴 혐의로 올해 3월 불구속 입건됐다.
신도시 들어서는 부천 대장동 |
이 사건과 별개로 수도권 신도시 개발 후보지 관련 정보가 발표에 앞서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국회의원에게 전달돼 정치권에서 크게 논란이 되기도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날 발표에서 "지난해 말 두 번째 발표(2차 택지 발표) 이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늦추는 것보다 빨리하는 것이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나을 것 같았다"며 비밀 유지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당초 6월 말로 예상된 3차 수도권 택지 공개가 결과적으로 두달 가까이 앞당겨진 것이 전적으로 '보안'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3기 신도시가 들어설 고양 창릉지구 |
부동산 업계는 최근 서울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반등 조짐 등을 보고 정부가 시장에 다시 '부동산 시장 안정' 메시지를 주기 위해 발표를 서두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다섯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 떨어졌지만, 하락 폭은 작년 11월 둘째 주 이후 가장 작았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 일부 재건축 단지의 경우 급매물이 거의 소화되면서 오히려 호가가 다시 오르는 현상도 확인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도 불구, 정부는 일단 대외적으로는 현재 주택시장을 '안정' 상태로 진단하고 있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서울 주택가격은 작년 11월 둘째 주 하락 전환한 뒤 25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며 "2022년까지 수도권 주택 수급도 안정적이지만, 이후를 대비해 공급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이번 3차 택지 공급 계획의 취지를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3일 김흥진 국토부 주택정책관도 '주거종합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강남 등에서 급매물 소진에 따라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추격 매수세가 있는 상황이 아니고, 시장 안정세는 시간이 갈수록 오히려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택가격 하강기에는 급매물이 빠지면 일정 기간 관망세가 우세하다가 다시 떨어지는 '계단식' 하락 양상이 나타나는데, 현재 시장이 그 계단의 평평한 부분에 있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다.
shk99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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