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추가 관세 인상’ 방침 공식화
9일부터 워싱턴서 무역협상 재개…류허 총리 방문 여부 주목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라이트하이저 미 USTR 대표,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부터).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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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미국이 6일(현지시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인상 계획을 공식화하며 대중(對中) 압박 수위를 높이자, 막바지에 다다른 미중 무역협상이 결렬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당초 협상 타결을 낙관해 온 글로벌 증시는 미국의 ‘강공모드’에 일제히 하락반전했다.
다만 미국은 향후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관세 카드를 재고할 수 있다는 방침으로, 오는 9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예정인 양국 간 협상이 무역분쟁 종식 여부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중국이 지난주 협상의 일환으로 제시한 약속을 어겼다”면서 중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오는 10일 오전 0시 01분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추가 인상 방침을 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서 “협상이 너무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비난하며 미국이 지난해 9월부터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해온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당시트럼프 대통령은 추가로 325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밝혔지만,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역시 중국과의 협상이 “상당히 퇴보(substantially backwards)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최근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의 태도가 변화했음을 시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발표는 중국이 협상 최종 문서에서 법 개정을 명시하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언급하지 않은데에 따른 것”이라면서 “미국이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한 지렛대로 추가 관세카드를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을 눈 앞에 두고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자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6일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25%, S&P 500지수는 0.45%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50% 떨어졌다.
중국 시장에 미친 타격은 더욱 컸다.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5.58% 급락하며 지난 2016년 2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중국 선전지수는 7.38%, CSI 300 지수는 5% 급락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1%대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미국이 ‘중국의 태도변화’를 주문한 만큼 미중 무역협상 결렬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므누신 재무장관은 “만약 협상이 다시 정상궤도에 오른다면 중국에 대해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재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오는 9일 워싱턴에서 미중 무역협상이 재개될 것이라고 발표한 가운데, 류허 부총리의 방미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는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미국 역시 관세 인상 방침 여부와 별개로 중국과의 협상을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CNBC는 “이번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무역회담에서 류허 부총리가 중국 대표단을 이끌 가능성이 있다”면서 “총리의 협상 대표단 참여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전망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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