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므누신(앞줄 가운데)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달 30일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위해 베이징의 한 호텔에 도착한 모습. 베이징=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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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외국자본 은행의 중국 은행 지분 소유한도 폐지 등 추가적인 금융시장 개방 조치를 내놓았다. 미국이 금융ㆍ서비스시장 개방 확대를 줄곧 요구해온 상황에서 44조달러(약 5경원) 규모의 자국 금융시장을 추가개방키로 함에 따라 막바지에 다다른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는 2일 궈수칭(郭樹淸) 주석 명의의 웹사이트 성명을 통해 “정부가 은행ㆍ보험 부문에서 조만간 12가지 추가개방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며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외자은행의 중국 은행 투자시 소유지분 한도가 완전히 철폐된다. 중국 금융당국은 최대 25%였던 이 비율을 지난해 8월 51%까지 확대한 바 있다. 또 외자은행이 중국 내 법인ㆍ분행을 설립할 때 요구됐던 총자산 요건이 없어지고, 외자은행의 위안화 관련 업무에 대한 제한도 모두 폐지된다. 이와 함께 외국보험사의 중국 내 자회사 설립 요건, 외자금융기관의 중국 내 소비금융시장 진출 제한 등도 완화된다.
궈 주석은 “은행ㆍ보험업의 대외개방 확대는 중국 경제ㆍ금융의 시장 주체를 다양화하고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선진 금융노하우를 배우고 상품ㆍ서비스 혁신을 확대함으로써 금융기관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높아진 금융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조치를 자국 금융시장의 발전을 위한 능동적인 조치로 설명했지만,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시점이어서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 개방의 진정성을 부각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 양국 협상 태표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진행했다.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이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생산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협상 결과를 긍정평가했다. 오는 8일에는 류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이 워싱턴을 찾아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류 부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한 뒤 10일쯤 합의문이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도 “양국이 협상을 마무리하고 있으며 다음주까지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중 양국은 그간 협상에서 핵심 쟁점들에 대한 이견을 상당 부분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관세 철폐 문제의 경우 미국이 추가로 2,000억달러(약 233조원) 상당의 중국산 제품에 부과했던 10% 관세를 즉각 없애는 쪽으로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 합의 이행 강제 프로세스와 관련, 양국 간 정례회의에서 문제가 해소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협의 절차를 지키는 경우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게 가능토록 했다. ‘사이버 절도’ 이슈와 중국의 산업보조금 정책에선 미국이 그간의 강경기조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추가적인 금융시장 개방 방침을 언급하며 “무역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미국에 명백한 양보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국 내 외국은행ㆍ보험사의 총자산 비중이 전체의 각각 1.64%, 6.36%에 불과하다는 은보감회의 통계를 제시했다. 딩솽(丁爽) 스탠타드차타드은행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이번 조치가 무역협상을 합의에 도달하게 하는 ‘촉진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양정대 기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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