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라이트’ 금남로 집회 신고 “유공자 명단 공개 요구”
5월단체 “민주화 영령 기리는 날에…도 넘었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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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수성향 단체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 금남로에서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갖는다. 1일 5·18민주화운동 관련단체와 경찰에 따르면 ‘턴라이트’라는 단체가 오는 18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집회를 갖겠다고 신고했다. 5·18 당일에 5·18을 부정하는 집회가 열리는 것은 광주에서 처음이다.
이 단체는 18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3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5·18 유공자 명단 공개’를 요구하는 집회를 연다. 금남로를 따라 1.5㎞ 정도 거리행진을 벌이겠다는 계획도 세웠지만 경찰은 5·18 기념행사를 이유로 불허했다. 대신 금남로 인근 충장로를 따라 행진한다.
이들이 집회를 열겠다는 5월18일은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일이다. 금남로는 5·18항쟁의 중심지로 수많은 광주 시민들이 민주화를 요구하다 계엄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숨졌던 곳이다. 매년 5월18일을 전후해 금남로에서는 5·18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1주일여 동안 이어진다.
이 단체는 시민들이 희생된 곳에서 버젓이 5·18을 부정하는 집회를 예고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행법상 집회를 금지할 수는 없다. 충돌이 우려돼 5월단체 등에 집회 사실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9월부터 5·18 유공자 명단을 공개하라며 광주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5·18 유공자 명단 공개는 2018년 12월 이미 법원에서 “사생활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국가보훈처 역시 “관련 법률에 따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단체 대표는 최근 보수성향의 유튜브 방송에 나와 “5·18 유공자 명단과 공적서를 공개하라는 집회를 광주에서 7개월째 하고 있다. 시민들이 격려하고 먹을 것까지 내줬다”며 “광주시민들이 독재에 신음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5월단체는 분노하고 있다. 김후식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 위원장은 “민주화를 위해 희생된 영령들을 기리는 날에 광주에서 5·18 폄훼 집회를 열겠다는 것은 도를 넘었다”며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집회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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