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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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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혐의' 정봉주 "난 미투 열풍 희생양, 모든걸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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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성추행 의혹 보도에 대해 허위라고 주장하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 정봉주 전 의원이 3차 공판준비기일인 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자신의 성추행 의혹 보도를 허위라고 주장하며 반박했다가 무고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정봉주(59) 전 국회의원(제 17대·열린우리당, 노원구 갑)이 법정에서 “모든 걸 잃었다”라며 자신을 미투(Metoo,위력에 의한 성폭행 폭로) 열풍의 희생자라고 호소했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속행 공판준비기일에서 정 전 의원은 “언론 보도로 자신에게 성추행범이라는 낙인이 찍혔다”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억울한 마음을 드러냈다.

앞서 온라인 매체 프레시안은 지난해 3월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23일 기자 지망생이던 A씨를 호텔에서 성추행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했다. 정 전 의원은 같은달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피해자를 호텔에서 만난 사실도, 추행한 사실도 없다. 해당 기사는 나를 낙선시키기 위한 대국민 사기극,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해당 기사를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프레시안을 명예훼손죄로 고소했다.

그러나 그달 28일 SBS ‘모닝와이드’에서는 정 전 의원이 당일 해당 호텔에서 결제한 카드 사용내역을 단독 보도했고 정 전 의원이 고소를 취하했다고 전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자신의 해명이 잘못됐다고 시인하며 서울시장 출마 취소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이에 검찰은 정 전 의원이 의혹을 보도한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되기 위해 허위사실을 퍼뜨렸다고 결론 내렸다.

정 전 의원은 이날 법정에서 “사건이 있었다는 당시 ‘나는 꼼수다(팟캐스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저를 알아봤고, 해당 호텔 주변은 국회 바로 앞이어서 국회의원과 정치인의 왕래도 잦은 곳”이라며 “공개 장소였던 만큼 위험을 무릅쓰고 기억이 안 난다고 거짓말해서 얻을 이득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 전 의원은 “해당 기사로 저는 모든 걸 잃었다”라며 “정치는 고사하고 그 어느 곳에서도 정봉주를 쓰려 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미투 열풍 속에서 시대의 희생양이 됐다”라며 “하지만 시대의 열병이 무서워도 없던 것이 진실이 될 수는 없다”고 호소했다.

한편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없지만 정 전 의원은 세 차례 기일에 모두 참석했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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