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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파에 정국이 거센 후폭풍에 휘말리고 있다.
물리력까지 동원해 패스트트랙 지정에 극렬 반대한 제1야당 한국당이 장외투쟁 불사 방침을 못박으며, 추가경정예산안 심사를 포함해 국회가 그대로 멈춰서는 파행상황이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사실상 분당 수준의 갈등을 그대로 내보인 바른미래당 내홍 역시 분수령을 맞을 조짐이어서 야권발(發) 정계개편이 정치권을 뒤흔들 또다른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야 4당 입법연대를 통한 패스트트랙 처리로 선취점을 올린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겨냥해 불법 폭력에 대한 사과를 촉구하며 국회 정상화를 압박했다.
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비록 패스트트랙 안건이 처리되긴 했지만, 그 과정에서 한국당이 보여준 불법 폭력과 난동은 우리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서면 논평을 통해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상시적 장외투쟁을 선동하는 것은 한국당이 국민에게서 영원히 방출되는 길”이라며 “패스트트랙 입법과 산적한 민생입법 논의에 참여해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으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다만 문재인 정부 주요 과제인 사법개혁의 물꼬를 튼 상황에서 장기적으로는 원내 협상 테이블을 복원해야 하는 만큼, 추가 고소·고발을 자제하며 달아오른 대치전선을 진정시키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한 당직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의 영역은 정치에서 해결해야지 추가 고발로 얻는 실익이 크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한국당을 끌어들여 원내 협상을 재개해야 하는 만큼 냉각기를 우선 가져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포스트 패스트트랙’ 대책을 논의했다.
한국당은 2004년 이후 15년 만에 ‘천막당사’ 카드까지 꺼내 들며 대여 강경투쟁을 선언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한국당은 광화문 광장에 몽골 텐트 형식의 천막을 만들어 농성을 벌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황교안 대표는 의총에서 “우리는 시종 비폭력으로 싸웠다. 저들은 흉기에 가까운 도구들을 사용하면서 정의로운 투쟁을 겁박했다”며 “결연히 일어나 이 정부와 싸우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강고한 투쟁을 해야 한다는 각오를 새롭게 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겨냥한 고소·고발도 계속됐다. 이날은 한국당을 ‘도둑’에 빗대 직설적으로 비판한 민주당 이해찬 대표를 모욕죄 혐의로 고발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여당의 막말과 폭력, 이 대표에 대해 오늘 고발장을 제출하고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면서 “망치 폭력에 대해서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손 대표는 회견에서 “우리는 그동안 많은 당의 분열과 내홍을 겪었다. 그러나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어진다”면서 “당이 단합해서 우리 정치의 새 판을 짜고 한국 정치의 구도를 바꿔 나가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며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손 대표는 이어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당을 한쪽으로 몰고 가려는 일부세력의 책동에 강력히 경고한다”며 “더 이상 분파 작용이 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반대파를 겨냥했다.
그러나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까지 가세해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을 문제 삼으며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거취를 포함한 지도부 책임론을 여전히 제기하고 있어 갈등 봉합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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