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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바비 콕스, 퇴장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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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62] 야구 감독은 그라운드의 리더이다. 감독의 가장 큰 사명은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승리 외에도 중요한 것이 있다. 팀을 하나로 만들어 잘 이끌어 가는 것이고, 자기 팀의 구성원, 즉,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이 또한 승리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매일경제

바비 콕스(Bobby Cox) /사진=wikip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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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비 콕스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이다. 통산 2504승을 거두었다. 그보다 많은 승수를 거둔 감독은 MLB 역사상 단 3명에 불과하다. 감독 커리어의 대부분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보낸 바비 콕스는 월드시리즈 우승 1회, 내셔널리그 우승 5회, 그리고 14회 연속 지구 우승이라는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애틀랜타에서만 25년간 감독 생활을 했다. 단장(5년) 경력까지 포함하면, 애틀랜타의 수뇌부로만 30년을 지냈다. 애틀랜타의 전성기를 함께한, 그 어떤 선수보다도 강력한 임팩트를 지닌 인물이다. 올해의 감독상을 4회 수상했는데, 그것도 양대 리그에서 모두 수상했다. 여기에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그의 등번호 6번은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었다.

*바비 콕스는 메이저리그에서 단장(GM)을 맡은 후 다시 감독직을 수행한 최초의 인물이다.

야구 감독으로서 그 누구 못지않은 커리어를 자랑하는 바비 콕스에게 또 하나의 훈장이 있다. 바로 메이저리그 최다 퇴장 감독이라는 훈장이다. 바비 콕스는 정규시즌 158회, 포스트시즌까지 합치면 161번 퇴장을 당했다. 일반적으로 봤을 때 퇴장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이다. 통상 퇴장은 어느 스포츠 종목을 막론하고 규칙을 심하게 어기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을 했을 때 부과되는 일종의 벌칙이다.

하지만 그의 퇴장은 좀 특별하게 평가받는다. 바비 콕스의 퇴장들은 선수들을 보호하다가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는 판정에 불만을 가진 흥분된 선수를 대신해서 '재빨리' 뛰어나와 더 많이 '오버'했다. 그 덕분에 감독은 퇴장을 당했지만 선수는 면죄부를 받게 된다. 그게 그의 퇴장 패턴이다.

그런 면에서 그의 퇴장은 스포츠맨십에 크게 어긋나거나 단순한 분위기 전환하기 위한 퇴장과는 좀 거리가 있다(실제로 분위기를 전환하지도 못했다. 그가 퇴장당한 경기의 승률은 0.385에 불과하다. 실리적으로 봤을 때 그의 퇴장은 크게 영양가가 없었다). 하지만 팀원들에게 주는 메시지는 좀 특별했다. 애틀랜타의 많은 선수들이 그를 존경하고 따랐다. 그리고 그 믿음과 신뢰를 통해 그는 2504승이라는 기념비적인 기록을 거둘 수 있었다.

흔히들 리더는 탁월한 능력을 통해 리더십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정한 리더십은 구성원들이 리더를 강하게 신뢰하고 따를 때 빛을 발한다. 그런 점에서 바비 콕스는 정말 탁월한 스포츠 리더 중 한 명이며, 이는 우리가 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바비 콕스는 얼마 전 뇌졸중으로 쓰러졌고, 많은 애틀랜타 팬들과 레전드를 포함한 선수들이 걱정했다. 현재 그는 심각한 고비를 넘겼고 걸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많이 불편한 상태라고 한다. 그의 삶에서 마지막 퇴장은 좀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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