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이나은 기획자 “의도 생각하고 읽는 대상 고려해 내용 작성해야”
“좋은 시스템 기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기획의도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기획의도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필요한 내용을 작성해야해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넥슨판교사옥 및 일원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지식 공유 컨퍼런스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의 마지막 일정이 시작됐다.
“좋은 시스템 기획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기획의도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기획의도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필요한 내용을 작성해야해요.”
지난 24일 경기 성남시 넥슨판교사옥 및 일원에서 개막한 국내 최대 게임지식 공유 컨퍼런스 ‘넥슨개발자컨퍼런스(NDC)’의 마지막 일정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에는 넥슨 이나은 기획자가 ‘시스템 기획서 잘 쓰는 법’이라는 강연을 통해 시스템 기획자의 업무와 좋은 기획서를 작성하기 위한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기획의도 생각 ▲읽는 대상을 고려한 내용작성 ▲내용검토 및 최신버전 유지 등 3단계에 걸친 방법을 소개했다.
기획서 작성에 앞서 먼저 해당 기획안이 마련된 명확안 이유와 기획된 시스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및 목표 설정을 확실히 하고 프로그래머, UI 디자이너, 퍼블리셔 등 기획서를 읽는 대상에게 적합한 형식과 내용으로 기획서를 작성하라고 조언했다. 또 완벽한 기획서 작성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개발과정에서 수정 및 변경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이를 고려하고 수정 과정에서도 기획의도를 고려할 것을 주문했다. 가능하면 수정 된 내용을 기획서에 반영해 최신 버전으로 유지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잘쓴 시스템 기획서는 읽는 사람이 필요한 정보가 포함돼 있어야 한다”며 “쓰기 전에 생각하고 쓰고 나서 다시 고치는 것이 기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획자는 2007년부터 업계에 입문한 올해 12년차 게임기획자다. 현재 ‘메이플스토리2’의 시스템 기획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일단 시스템 기획과 콘텐츠 기획의 차이를 소개했다. 시스템 기획은 뼈대를 만든다면 콘텐츠 기획은 살을 붙이는 개념이라고 한다.
그러나 콘텐츠를 추가할 수 있도록 베이스를 마련하는 작업 같은 경우 초기 개발 작품에서 보통 이뤄지고 실제로는 새로운 시스템 기반의 콘텐츠를 추가하는 업무가 많다. 가령 하우징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시스템 기반의 콘텐츠를 도입할 때 이를 제안하고 해당기획의 목표 및 방향성 설정, 기능 등을 설계하는 업무다.
이 기획자는 “일반적으로 프로그래머와 협업해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는 업무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스템 기획서를 잘 쓰기 위해서는 쓰기 전에 기획의도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이를 토대로 해당 기획서가 전달될 사람을 고려해 내용을 작성하고 다시 검토를 통해 수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본은 생각하기다. 기획의도를 먼저 생각할 것을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서 수차례 강조한 부분이다.
가령 일일퀘스트를 추가한다고 하면 왜 추가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하루에 잠깐이라도 게임을 즐기고 나갈 수 있도록 추가했다’라는 기획의도를 생각하지 못한다면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커피숍을 갈 때 목적이 대화인지 혹은 후식으로 단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인지에 따라 적합한 커피숍이 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상급자가 기획의도를 명확히 알려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스스로 의도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도 생긴다.
그는 “의도를 고민해서 찾았다면 확인을 거쳐야한다”며 “역기획서를 쓴다고 생각하고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획의도를 명확하게 제시하면 얻는 강점도 많다. 이를 전달받을 이들을 설득할 근거가 되고 기획 방향도 흔들리지 않는다. 개발과정에서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도 있다.
여기에 기획의도 외의 추가적인 사항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일일미션을 만들라는 요구가 들어왔을 경우 이미 일일미션이 있다면 해당 상황에 맞게 기획을 고민해야한다. 해당 일일미션을 별도로 추가해야하는 이유를 고민하고 기존 일일미션을 어떻게 활용할지 등이다.
그는 “기획은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정하고 나면 왜 하는지와 뭘 할 것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가 계속 반복된다”며 “중요한 것은 항상 상위 단계의 ‘왜 하는지’가 유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민이 끝났으면 문서 작성이다. 그는 읽는 사람에 따라 프로그래머, UI 디자이너, 퍼블리셔 등으로 구분해 문서를 작성할 것으로 조언했다. 담당자들이 필요한 내용만을 명확하게 전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일단 프로그래머를 위한 기획서는 실제 구현에 필요한 내용을 기입한다. 필요에 따라 테이블 구조, 데이터 속성 값, UI 동작 및 조작 프로세스, 각종 예외 처리 등의 내용도 담는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벽하게 쓰기는 힘들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다. 향후 개발과정에서 수정될 가능성도 많은 만큼 다듬는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해야한다. 시간이 부족하할 때 기획서를 쪼개서 전달할 수도 있다.
그는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는 개발시간을 너무 끌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차피 수정작업은 필요할 수 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구현 로직이나 알고리즘, 자료형이나 변수는 우리가 기입할 필요는 없다”며 “테이블 이름은 우리가 보기 편하게 하면 되고 케이스 마다 다르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UI 디자이너의 기획서는 필요한 연출이나 조작 프로제스, 디자인 컨셉트, 구성요소 등의 내용을 담는다. 프로그래머 기획서와 달리 더 잘보여주고 싶은 부분과 무엇을 강조할지, 어떤 기능을 하고 왜 들어가는지를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흔히 해외 서비스 등을 앞뒀을 때 요구되는 퍼블리셔용 기획서는 단순하다. 어떻게 기능을 제공하는지를 매뉴얼 형태로 제작해 전달하면 된다. 디테일한 내용은 지운 버전으로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외에도 시스템 기획서 작성시 순서도도 중요하지만 논리적 흐름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예외 처리에 대한 부분도 꼭 지정하라고 조언했다. 데이터 설정 구조 기획도 비효율적 구조가 나오지 않도록 고민하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문서의 포맷보다는 필요한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에 집중하고 항상 기획의도에 맞게 작성됐는지 확인하고 기획서를 가능한 최신버전으로 유지하라고 덧붙였다.
[임영택기자 ytlim@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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