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투자자 접대 연루 여성 17명 입건 / 버닝썬 최대 주주 전원산업 회장도 수사 / 유착 혐의 현직 경찰 8명 中 구속자 전무
클럽 ‘버닝썬’에서 촉발된 일련의 의혹들을 수사 중인 경찰이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 연루 여성 17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버닝썬 횡령’ 의혹 수사와 관련해서도 버닝썬 최대 주주인 전원산업 이모 회장을 입건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경찰 등과 클럽 간 유착 의혹 수사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25일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연루된 여성 17명을 조사해 입건했다”며 “이 중엔 성매매 여성도 있고, 성매매를 알선한 사람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이 여성들은 대부분 성매매 혐의 사실을 시인했다고 한다. 이번에 입건된 여성들은 모두 2015년 12월 승리가 일본인 투자자 일행을 상대로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승리가 2017년 12월 필리핀 팔라완에서 열린 자신의 생일 파티에서도 성접대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12명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승리가 유인석(34) 전 유리홀딩스 대표 등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토대로 이들의 성접대 의혹을 수사해왔다. 승리와 유 전 대표는 성매매 알선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4차례씩 경찰 조사를 받았다.
버닝썬의 수상한 자금 흐름을 수사해온 경찰은 버닝썬 이문호 대표와 이모 공동대표, 승리, 대만인 투자자 ‘린 사모’의 국내 가이드 안모씨 등에 이어 전원산업 이 회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전원산업은 버닝썬이 입주했던 르메르디앙호텔과 버닝썬 지분 42%를 소유한 회사다. 버닝썬 횡령 의심 액수는 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원산업은 임대료를 3개월 만에 6배 이상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버닝썬 자금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경찰은 이 회장의 개입 여부 등을 살필 방침이다. 경찰은 승리가 유 전 대표와 함께 차린 주점 몽키뮤지엄 브랜드 사용료 등의 명목으로 버닝썬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안씨의 차명 계좌에도 버닝썬 자금 일부가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처럼 다른 의혹들의 수사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경찰 유착 의혹 수사는 답보상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건에서 유착 혐의로 입건된 현직 경찰관 8명 가운데 구속되거나 영장이 청구된 이는 단 한 명도 없다. 경찰 관계자는 “유착 수사는 입증에 시간이 걸린다”며 “수사 결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빠짐 없이 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강남소방서에 근무할 당시 클럽 ‘아레나’에 소방점검 일정을 사전에 알려주는 등 편의를 봐 준 혐의로 서울시내 한 소방서에 근무 중인 A 소방경을 제3자뇌물취득 혐의로 입건했다고 이날 밝혔다. 다만 경찰은 A 소방경의 정확한 범행 시점과 클럽 측에서 받은 금품 액수 등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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