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차례 출석 요구 불응…내달 8일 신문하기로
"피고인 대면 어렵다면 가림막 설치 가능"
비자금 횡령 및 뇌물 혐의로 기소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4일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19.4.24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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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재판의 핵심 증인으로 꼽힌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해 법원이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기획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이날까지 총 5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4일 열린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 공판에서 증인 신문이 여러 차례 무산된 김 전 기획관에 대해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40년 지기 집사로, 그의 재산 등을 관리해 온 인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구속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삼성에 다스 소송비 대납과 국가정보원에 특수활동비 상납을 요청한 점 등을 털어놔 항소심 재판의 주요 증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김 전 기획관은 전날 열린 자신의 항소심 재판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아들을 통해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다며 기력을 회복한 뒤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검찰 측은 지금까지 총 5차례 증인 출석에 불응한 김 전 기획관이 다음 기일에 출석한다는 보장이 없다면서, 재판 지연을 막기 위해 증인 채택을 취소해야 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언론 보도에 의하면 김백준 본인은 이 사건의 증인으로 소환된 사실을 알고 있다"며 "우리 재판에서 여러 차례 소환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는데 그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구인장을 발부했다.
이어 "우리 법원은 증인 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증인이 피고인을 대면하는 게 어렵다면 차폐(가림막) 시설도 할 수 있고 나아가 건강 문제로 거동이 어렵다면 증인이 있는 곳에 가서 신문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증인 신문은 일단 내달 8일로 다시 미뤘다. 앞서 재판부는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증인 신문에 응하지 않을 때도 구인 영장을 발부해 신문을 진행한 바 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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