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가운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 미세먼지 민생 추경'과 관련해 사전 브리핑을 열고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호승 기재부 1차관, 홍 부총리, 구윤철 기재부 2차관.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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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4일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은 애초 ‘미세먼지 추경’에서 출발했다. 올해 들어 최악의 미세먼지가 빈발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감축과 관련해 “필요하다면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것이 시작이었다.
실제 3월까지 미세먼지 경보 발령건수는 130건으로 전년 동기(76건)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세먼지는 단순한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삶과 국가경제에 위험요인이 됐다”고 미세먼지 추경 배경을 설명했다.
◇친환경차 지원에 2,100억 투입
추경안에 담긴 미세먼지 대응 사업은 △배출원별 저감조치 지원 △친환경사업 △과학적 측정ㆍ감시 기반 구축△국민건강보호 등 크게 4가지로 구성됐다. 이에 투입되는 예산은 1조5,000억원 규모다.
정부는 우선 수송ㆍ산업ㆍ생활 등 배출원별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수립했다. 수송의 경우 노후경유차 조기 폐차 지원 대상을 당초 15만대에서 40만대로 확대하고, 건설기계 엔진 교체도 1,500대에서 1만500대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투입되는 예산은 4,759억원에 달한다.
또 항만 내 정박 선박을 대상으로 육상전력공급 설비를 설치(134억원)하고 전기를 동력으로 하는 스마트 선박도 개발을 지원(25억원)한다.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소규모 사업장에 방지시설을 애초 182개소에서 1,997개소로 늘리고(1,080억원) 석탄발전소의 저감 설비투자를 신규 지원(298억원)한다. 생활 미세먼지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가정용 저녹스(NOx) 보일러 보급을 애초 예정보다 10배로 확대해 27만대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미세먼지를 억제하는 친환경사업 기반 조성을 위해 정부는 전기차ㆍ수소차 등 친환경차 구매 보조를 확대하고 충전인프라도 늘리기로 했다. 전기차의 경우 화물차를 애초 1,000대 지원에서 1,155대로 늘리고 급속충전기도 1,200기에서 2,000기로 확대하기로 했다. 전기 버스도 당초 300대에서 628대로 두 배 이상 확대하고 완속충전기도 1만2,000기에서 2만4,000기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수소차의 경우 승용차 지원을 애초 4,000대에서 5,467대로, 버스는 35대에서 37대로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친환경차 지원에 2,105억원의 추경 예산이 투입된다.
미세먼지 배출위험이 없는 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설치를 원하는 개인, 발전사업자 등에 설비투자비를 지원(430억원)하고, 미세먼지 관련 연구개발(R&D) 투자(140억원), 혁신기술 보유 중소ㆍ벤처기업 사업화 지원(93억원) 등도 확대하기로 했다.
◇미세먼지 감시망 촘촘해진다
정부는 서해 중심 다중 미세먼지 측정망을 구축하고 지자체 측정망을 확충해 미세먼지 측정의 정확성을 높이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개 항만에 교외대기측정망을 구축하고 8개 도서지역과 35개 선박에 측정망을 깔기로 했다. 드론 등 첨단 감시장비도 도입(347억원)하며, 중소기업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설치를 지원하는데 183억원을 투입한다.
아울러 한ㆍ중 공동예보시스템 구축, 공동연구단 운영 등을 통해 중국발 미세먼지 원인을 분석하고 저감 방안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미세먼지로부터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 차상위계층 등 저소측층 234만명과 건설현장 등 옥외근로자 19만명을 대상으로 1인당 마스크 30개를 보급(380억원)하며, 복지시설과 학교, 전통시장, 지하철, 노후임대 주택 등 생활밀접공간에 공기청정기 1만6,000개(309억원)를 설치키로 했다.
정부는 추경안에 마련된 미세먼지 저감 대책으로 올해 7,000톤 수준의 미세먼지가 감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세먼지 주요 배출 요인으로 꼽히는 경유차량 400만대를 한꺼번에 없애는 효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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