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文 정부, 잘못된 정책 돈으로 막으려 해"
민주당 "한국당 반대 거세…추경 논의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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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박영주 기자 =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및 하방리스크 대응을 위해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24일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국회가 추경 편성의 공을 넘겨받게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세먼지와 선제적 경기 대응을 골자로 한 추경안을 5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경기 부양을 위해 편성한 추경은 통과시킬 수 없다고 벼르고 있어 국회 처리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추경은 매년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는 본예산과는 별도로 대내외 경제여건 변화 등 부득이한 이유로 인해 추가로 자금집행이 필요할 때 편성하는 예산이다. 이를 집행하기 위해서는 국회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25일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게 된다. 이후 기획재정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 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의결이 마무리되면 본회의에 상정돼 표결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하방리스크 대응과 관련된 추경 편성 부분을 두고 여야 간의 입장 차가 커 본회의 통과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해 민생경제를 살릴 수 있는 예산도 추경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상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등 하방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적극적인 재정 운용으로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2019.04.22.since1999@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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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재난용 추경'을 분리해 제출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경기 회복을 위해서는 문재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폐기하는 게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또 민생경제 지원을 위해 세금을 집행하는 것은 내년 4월 치러지는 총선에 대비한 '선심 쓰기'용 예산에 불과하다며 추경 편성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국회에서 홍남기 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비(非)재해 추경은 우리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추경이 '선심용'으로 집행돼서는 안 된다"며 "추경 요건이나 추경 재원 문제도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미세먼지, 강원 산불, 포항 재해 예산은 여야 쟁점이 전혀 없기 때문에 빨리 통과시키자는 입장"이라면서 "일자리 등 나머지 비(非)재난 예산들은 잘못된 추경으로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돈으로 잠시 막아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봉책으로 편성된 추경은 꼼꼼히 살피겠다"고 현미경 심사를 예고했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야 3당을 설득하는 일도 남은 과제다. 추경이 국회 문턱을 넘기 위해서는 민주당 소속 의원 128명의 힘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여파로 내부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바른미래당을 제외하더라도 평화당과 정의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내달 8일 예정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도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점휴업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4월 임시국회에서 추경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5월 국회 통과가 절실하다. 하지만 원내 사령탑 선거가 끝난 후 지도부 구성까지 약 일주일이 걸린다고 계산할 때 여야 간의 의사일정 협상을 고려하면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
여기에 여야4당이 지난 22일 선거제도 개혁안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는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한국당의 반대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처리 시 20대 국회는 없다고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여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분리 추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민주당은 동시 추경을 요구하고 있어 양당의 협상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패스트트랙으로 국회 공전도 길어질 듯 하다. 새로운 원내대표가 등장해 다른 분위기로 협상을 하면 모를까 홍영표 원내대표 입장에서는 추경안 논의를 진전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gogogir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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