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20대 국회는 없다" 어제 국회 보이콧 시사
민생법안, 추경 처리와 같은 민생 현안 외면했다는 비난 직면 우려
여야 4당과의 협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보이콧이 실질적 대안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일단 오는 27일 대규모 장외집회 예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공수처법과 선거제 개혁법안 패스스트랙 상정 반대 피켓팅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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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강나훔 기자] "20대 국회는 없다."
자유한국당이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혁,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검ㆍ경수사권 조정 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추진 합의 직후 내놓은 첫 반응이다. 오는 27일 장외 투쟁에 나서기로 하는 등 구체적 행동에 나서기로 했지만 실질적으로 합의안을 저지할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당은 23일 오전 상임위 간사단 '패스스트랙 저지 대책회의'와 긴급 의원총회를 잇따라 열고 원내ㆍ외 투쟁 방안 논의에 나섰다. 당초 이날 대구 현장방문에 나서기로 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전날 패스트트랙 합의 소식이 들려오자마자 일정을 취소하고 의총 참석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의총 모두 발언을 통해 "누구보다도 앞장서 민생을 챙겨야 할 집권여당이 국민의 삶과는 관계가 없는 이런 악법으로 국회를 파국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말 분노할 일"이라며 "지금부터 우리의 싸움은 자유민주주의와 경제, 민생을 지키는 험난한 투쟁이 될 것이다. 한걸음도 물러나서는 안되고 물러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어렵사리 정착시킨 의회민주주의 질서가 붕괴되고 있다. 의회 민주주의의 사망 선고"라고 합의안을 규정하며 "좌파독재와 개헌을 마음대로 하겠다는 플랜이 작동되고 있다. 목숨 걸고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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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한국당의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나 원내대표는 전날 여야 4당의 합의안 발표 직후 '어떻게 저지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철저히 저지할 것"이라며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현재로선 국회 보이콧(일정 거부)과 장외투쟁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동안 '책임을 묻되 책임을 지겠다'며 국회 보이콧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으나 이번 만큼은 파행 책임을 여야 4당에게 돌리며 국회 일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한국당은 오는 27일 대규모 장외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다만 이럴 경우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 법안, 추가경정예산 처리와 같은 민생 현안을 외면했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또 7월 시한인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전까지 5당의 선거제 합의안을 만들어내지 않으면 여야 4당 합의안이 본회의에 곧바로 상정될 수 있어 국회 보이콧이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야 4당은 일단 한국당 설득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국회 보이콧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에서 "오늘(23일) 오후부터라도 한국당과 선거제 개혁, 공수처 설치 등에 협상을 시작하겠다"라며 "그러나 한국당이 문제를 삼는 것 자체는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도 YTN 라디오에서 "막무가내로 국민 앞에서 20대 국회는 없다고, 보이콧을 하겠다는 선언을 하는가"라며 "오만한 정치인의 자세, 무지에 가까운 정당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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