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CES 2013 아이디어 상품 봇물
TV·스마트폰 기술력 경쟁속
웃음 짓게 만드는 제품 눈길
시차 피로 줄여주는 색안경에
아이 변기에 태블릿PC 달기도
지난 8~11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선 신기술이 접목된 텔레비전과 고사양 경쟁을 펼친 스마트폰 등이 대세였지만, 아이디어 번뜩이고 아기자기한 모양에 웃음 짓게 만드는 감초 같은 제품들도 많았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 10가지 아이디어 제품들을 꼽아봤다.
■ 식물을 위한 스마트 커뮤니케이터 재기발랄한 제품은 으레 외국 기업이 만들었으려니 하는 편견이 있다. 우리 업체 모뉴엘은 고정관념 타파의 주인공이다. 이번 전시회에선 ‘식물과의 대화’를 주선하는 제품(⑥)을 선보였다. 혁신상을 받았다. 화분에 꽂아두고 쓰는 귀여운 모양이다. 흙의 습도와 일조량을 감지하는 센서를 달아, 식물의 마음을 읽어준다. 과한 애정공세는 “너무 습하니 물을 그만 주세요”라는 식물의 애원을 끌어낼 것이다. 이런 메시지는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도 받아볼 수 있다.
■ 청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케어 시스템 이 ‘착한 기기’(②) 역시 모뉴엘의 ‘작품’이다. 고난도의 기술보다 주변을 돌아볼 줄 아는 여유로운 마음이 얼마나 혁신적이고 아름다운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시계처럼 차고 있으면 주변 상황이나 소리 등 정보를 화면에 보여주고 진동까지 울려 청각장애인들이 위험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게 해준다. 인간애 가득한 이 제품은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 아이포티(iPotty) 아이를 조용히 시킬 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PC)를 안겨주는 부모들이라면, 아이가 ‘크고 작은 일’을 얌전히 보도록 할 때도 스마트폰을 안겨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 아이 손에 비싼 기기를 맡겼다가는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틀림없이 이 별것 아닌 물건을 감쪽같이 생각해낸 이도 유아를 둔 부모일 것 같다. 아이의 효과적인 배변 훈련과 더불어 태블릿 보호의 역할까지 해내는 제품(④)이다. 아이디어는 역시 일상에서 나온다.
■ 아이뮤직 보디 리듬(iMusic Body Rhythm) 평범한 조끼처럼 생겼다. 안마기로도 흔한 모양이다. 다만 안마에 신나는 음악의 리듬을 보태 신나는 기기(①)로 재탄생시켰다. 안타깝게도 아이폰 전용이다. 아이폰에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깔고 음악을 실행하면 어깨가 들썩이면서 시원해진다. 전시장에선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흐뭇하게 어깨를 들썩이는 이들이 많았다.
■ 하피 포크(HAPI fork) 이 포크(③)를 쓴다고 살이 빠질 수 있을까? 시키는 대로만 하면 가능할 것 같다. 음식 먹는 속도를 조절해주는 포크다. 먹는 시간, 1분간 떠먹은 횟수, 떠먹는 시간 간격 등을 계산해서 너무 빨리 먹으면 포크가 진동으로 ‘경고’한다. 블루투스 등으로 컴퓨터 등 기기와 연결해 관리해준다. 젓가락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 하피 트랙(HAPI Track) ‘살 빼주는’ 포크를 만든 하피랩사는 먹고 나서 운동하는 데 도움을 주는 하피 트랙(⑤)도 만들었다. 몸에 지니고 다니면 신체 활동과 관련한 모든 데이터가 저장된다. 걸은 거리, 운동 시간, 소모된 칼로리 등. 일일 목표를 세우도록 메시지를 보내는 친구 구실도 한다.
■ 페블 스마트워치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하는 스마트시계 중 가장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은 제품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작동하도록 만들어졌고, 전화 발신자, 수신 이메일, 일정 등이 시계에 표시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도 시계로 확인할 수 있다.
■ 레이저 에지 게임 전용 태블릿피시로, 올해 전시회에서 올해의 제품상 등 여러 상을 휩쓸었다. 터치스크린을 바탕으로 태블릿과 컴퓨터, 콘솔 등 세가지 기능의 장점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 지타(gTar) 아이폰용 악기다. 초보자가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일반 기타와 모양이 똑같지만, 아이폰을 꽂아야 소리가 난다. 3가지 세팅에서 연주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서, 발광다이오드(LED)로 표시해준 지점을 손으로 잡아 연주하면 된다.
■ 리타이머(Re-Timer) 모양도 재미있지만 시차 피로를 줄여주는 기능도 뛰어나다. 오스트레일리아 플린더스대학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한다. 시간대 변화에 서서히 적응시켜주는 특수 색안경이다. 사람의 몸이 햇빛을 받으며 깨어 있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구분한다는 원리를 적용했다. 녹색 빛은 가짜 햇빛 구실을 한다. 사용법도 간단하다. 도착지 시간이 출발지보다 빠르면 아침에 일어난 직후에, 늦으면 자기 전에, 50분씩 3일간 착용하면 된단다.
라스베이거스/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각 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