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나훔 기자] 자유한국당이 '세월호 막말'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당 윤리위원회를 소집하기로 했다. 논란이 일어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내린 결정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총선 승리 다지기 행보와 '5·18 망언' 논란의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은 16일 세월호 유족들을 향해 '징하게 해 처먹는다', '징글징글 하다' 등의 막말을 쏟아낸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윤리위를 소집하기로 했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고 적었다. 정 의원도 이날 아침에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게재했다.
정 의원측은 다만 통화에서 "우리 정치권이 세월호를 정쟁의 도구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뜻을 던진 것이었을 뿐, 세월호 유가족들을 향한 말이 아니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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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5주기 추모 분위기 속 이같은 막말은 여론은 들끓게 했고,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황 대표는 같은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들 두 전·현직 의원의 징계를 위한 윤리위 소집이 비교적 빠르게 결정된 데는 5·18 망언 논란의 학습효과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5.18 망언이 논란이 일었던 지난 2월 김병준 당시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 3명의 망언 의원에 대해 윤리위 회부를 결정했다. 김 비대위원장 본인까지 스스로 윤리위 회부를 자처했지만 논란이 인지 나흘이나 지난터라 대응이 늦었다는 비판이 많았다.
더구나 총선 1년을 앞두고 전국을 돌며 한창 민생 투어를 하고 있는 황 대표에겐 세월호 막말과 같은 민심을 이반한 당원들의 행태는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세월호 막말 같은 행태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총선 승리는 둘째 치고 리더십마저도 금방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총선을 앞두고 수많은 풍파가 있을텐데, 이런 상황에서 대표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은 빠른 상황 판단"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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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세월호 막말만큼은 발빠른 조치를 취하긴 했지만 여론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지는 미지수다. 2개월 전에 있었던 5.18 망언조차 제대로 수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윤리위는 오는 19일 소집된다. 이날 5·18 망언, 세월호 막말 의원들의 징계가 함께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윤리위가 대중이 수긍할 수 있는 만큼의 징계를 내려 한국당을 향한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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