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정용기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의원들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며 묵념하고 있다. 2019.4.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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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세월호 참사 5주기에 자유한국당 전·현직 의원들의 막말 파문이 일었지만 당 지도부가 즉각 진화에 나섰다.
올 2월 터진 5.18 망언 당시 대응이 늦어 논란을 키웠다는 당 안팎의 비판 등을 고려해 돌발 악재에 신속히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막말 파문의 주인공은 차명진 전 의원(경기 부천소사구 당협위원장)과 정진석 의원(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이다.
차 전 의원은 전날 저녁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겨냥해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쳐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 먹는다"고 적었다.
차 전 의원은 "그들이 개인당 10억원의 보상금을 받은 걸로 이 나라 학생들 안전사고 대비용 기부를 했다는 이야기를 못 들었다. 귀하디 귀한 사회적 눈물 비용을 개인용으로 다 쌈 싸먹었다. 나 같으면 죽은 자식 아파할까 겁나서라도 그 돈 못 쪼개겠다"고 밝혔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이날 아침에 받은 메시지라며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그만 좀 우려 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내용을 게시했다.
순식간에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정치권에서 이런 소재로 정당의 공식 논평이 이루어져야 하는가, 이 수준에 참담함을 감출 수 없다"며 "제정신인가. 다른 사안이라면 발언을 즉각 철회하라는 말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수준도 갖추고 있지 않은 발언"이라고 맹비난했다.
당 지도부는 빠르게 움직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9시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막말 논란에 "아픔을 드린 부분에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당 윤리위 차원의 징계 여부에도 "황교안 대표가 결정할 문제지만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인천=뉴스1) 이재명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앞에서 열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식에서 헌화를 하고 있다. 2019.4.1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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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황 대표가 점심 시간 도중에 입장문을 내고 공식 사과했다. 황 대표는 "한국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과 정진석 의원의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징계 절차도 바로 밟았다. 황 대표는 "부적절한 발언이었기 때문에 그에 따른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19일 윤리위원회를 열고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하면서,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의 징계 문제도 함께 다루기로 했다.
다만 황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신의 '세월호 책임론'은 일축했다. 황 대표는 이날 인천 가족공원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5주기 추모제'에 참석한 뒤 '세월호 유족 등이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황 대표를 수사대상으로 지목했다'는 질문을 받자 "여러 번 조사가 이뤄졌고 그 부분에 관해서는 혐의 없음이 수사 과정에서도 다 나왔다"며 "같은 얘기를 반복하는 것은 우리가 미래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한편 논란이 확산 되자 차 전 의원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 책임자로 고발당했다는 뉴스를 보고 흥분한 나머지 감정적인 언어로 세월호 유가족을 비난했다"며 "깊이 반성하며 유가족들에게 다시 한번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정 의원도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유가족한테 한 얘기가 아니다"며 "정치권에서 더 이상 세월호를 이용하지 말아 달라는 일반적인 얘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오늘은 애도하는 날이지 갈등을 일으키는 날이 아니다"며 "정치권이 정신차려야 한다"고 거듭 오해임을 강조했다.
박종진, 강주헌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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