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망언’ 차명진ㆍ정진석…속전속결 ‘당 윤리위’ 회부

-한국당 ‘세월호 막말’에 당 징계절차 착수

-차 전 의원은 “페이스북 활동 중지” 사과

-정 의원은 “유가족한테 한 말 아니야” 해명

차명진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세월호 유가족이 징하게 해 처먹는다”며 막말을 쏟아낸 자유한국당 전ㆍ현직 의원들이 결국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다. 과거 잇따른 막말 논란으로 비판을 받아왔던 한국당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이들의 징계 절차 착수를 빠르게 결정했다.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경기 부천 소사 당협위원장의 세월호 관련 발언에 대한 징계 논의를 위해 중앙윤리위원회를 소집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차 전 의원은 지난 15일 세월호 5주기를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며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에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이라고 말하는 등의 발언을 했다.

정 의원 역시 16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며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이들의 발언이 공개되면서 여권에서는 “도를 넘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참사에 공동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 일성은 ‘참회’가 아니라 죽은 아이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에 대한 ‘모욕’이었다”며 “한국당이 유가족과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차 전 의원은 “세월호 희생이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 같아 순간적 격분을 못 참았다”며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과 세월호 희생자를 애도하는 분들께 머리 숙여 용서를 빈다”고 했다. 또 “반성하는 의미에서 페이스북과 방송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반면, 정 의원은 “유가족한테 한 발언이 아니다. 정치권에 세월호를 정쟁으로 이용하려 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뿐”이라고 해명에 나섰다.

한국당은 거센 비판 여론에 빠르게 대응했다. 황교안 대표는 “세월호와 관련된 부적절하며 국민 정서에 어긋난 의견 표명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세월호 유가족과 국민들께 당 대표로서 진심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발표했고, 곧이어 당 윤리위원회까지 나서 이들의 징계 논의를 결정했다.

논란 당일 중앙윤리위원회가 소집이 결정되면서 이들에 대한 중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당일 이뤄진 막말성 발언은 당 지도부도 심각하게 받아들인 것 같다”며 “당원권 정지 등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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