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 사이트 캡처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씨X 세월호 언제까지 추모하나 보자 X새끼들”
세월호 5주기인 16일 극우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 올라온 글이다. 일베는 앞서도 세월호 관련 모욕적인 언행을 벌여 사회적으로 지탄 받은 바 있다.
이날 오후 1시51분 일베 사이트에 올라온 한 게시물에는 이 같은 제목과 함께 세월호 추모를 조롱하는 취지의 글이 담겨있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게시물에는 ‘좌파’를 언급하며 세월호에 대해 정치색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는 취지의 글도 올라왔다.
다른 일베 회원은 “세월호 너무 지긋지긋하다”면서 세월호 추모가 지겹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또 다른 일베 회원은 “세월호 유족이 무슨 벼슬이냐”는 내용의 게시물을 공유하며 “염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베가 세월호 사건을 모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5년 1월에는 일베 한 회원이 세월호 관련 사건을 모욕해 경찰에 붙잡혔다.
16일 세월호 참사가 5주기를 맞이했다. 사진은 세월호 참사 4주기인 지난 4월 1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추모 공간에 붙어있는 노란색 포스트잇.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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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이 회원은 단원고 교복을 사들여 입고 어묵을 먹고 있는 사진을 올린 뒤 게시글 제목으로 ‘친구를 먹었다’고 달았다.
경찰 조사 결과 30대 남성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모독할 생각은 없었고 단지 주목을 받고 싶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4년에는 소위 ‘폭식투쟁’이라며 일베 회원들이 서울 광화문으로 모여 해당 장소에서 단식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족 앞에서 치킨과 피자, 햄버거를 먹는 등 유족을 조롱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이 일었다.
그런가 하면 2015년에는 전에는 단원고 여학생들을 성(性)적으로 모욕하는 게시물도 있었다.
한 일베 회원은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안산 합동분향소를 조문한 후 눈물을 흘리는 단원고 여학생들 사진을 올려놓고 ‘오늘 합동조문한 단원고 여학생들의 야릇한 교복핏’이라며 조롱했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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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베 사이트 폐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지난해 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일베) 사이트 폐쇄를 요청합니다”라는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은 “거론된 사이트는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으로 이슈된 모든 현안들에 대해 허위날조된 정보를 공유함은 물론 비하어와 육두문자가 난무하고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합성사진들을 개제하거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글과 사진을 연령대 상관없이 검색만으로도 쉽게 접속이 가능한 상태다”라며 사이트 폐쇄를 촉구했다.
이 같은 혐오표현에 대해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를 통해 혐오표현이란 “소수자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행위 또는 어떤 개인, 집단에 대해 그들이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멸시, 모욕, 위협하거나 그들에 대한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 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한편 전문가는 혐오 발언 등에 대해 적극적 규제를 당부했다. 이런 발언이 지속하는 것은 공감 능력 결에 따른 반사회적 행동장애라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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