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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삼풍百 생존자의 말 “세월호 지겹다 할 수 있는 건 당사자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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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삼풍백화점 붕괴 장면(위)과 사고 생존자라고 자신을 밝힌 필명 '산만언니'의 SNS글. [연합/딴지일보 자유게시판 캡처]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세월호 5주기 날 전해진 자유한국당 차명진 전 의원의 유족 비난 글에 대해 누리꾼들의 질타가 이어 지고 있는 가운데 삼풍백화점 참사 생존자가 한 온라인 매체 자유게시판에 올린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라는 제목의 글이 화제다.

자신을 삼풍백화점 참사 생존자라고 밝힌 누리꾼(필명 ‘산만언니’)은 세월호 참사 5주기인 16일 온라인 매체인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을 통해 “며칠 전 우연히 페북(페이스북)에서 ‘국가적 재난 중 어째서 세월호만 유난이냐’라는 글을 보고 한참을 울었다”며 “나는 삼풍 사고 생존자니까 삼풍백화점 참사와 세월호 참사는 어떻게 다르냐고 어째서 세월호는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지 직접 말해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게시글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삼풍백화점 참사 진상 규명은 신속·정확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세월호에 대한 정부 대응은 그때와 달랐다고 지적하면서 “진상조사는 고사하고 정부와 언론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조작·축소 시키고 있다는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일(세월호)에 대해 ‘지겹다. 그만 하자’ 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나도 당신들도 아니고 사고를 겪은 당사자들”이라고 적었다.

이 누리꾼은 지난해 4월 딴지일보에 ‘세월호가 지겹다는 당신에게 삼풍 생존자가 말합니다’라는 글을 실어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그로인해 그는 극우 세력이라는 사람들의 조롱과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악플로 인해 지난 해부터 ‘저는 삼풍백화점 생존자입니다’라는 글까지 연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만큼 세월이 흘렀으니 괜찮겠지 하고 시작했는데 대단한 착각이었다”며 “기억하려 드니 그날의 기억이 전부 어제 일처럼 생생하게 떠올랐다”며 과거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그는 진도 동거차도 초소와 서울 광화문에 있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됐다는 소식을 언급하며 “유가족 분들이 이제라도 더 한뎃잠 안 주무셔서 다행이다 싶었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은 가족을 기다리는 분들의 마음은 어떨까 헤아려보니, 감히 나는 짐작도 못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월호라는 과적 괴물을 만들고, 그 배가 수학여행 가는 아이들과 여러 귀한 목숨을 싣고 출항하게 만들고, 기어이 그 배가 망망대해로 떠밀려가 바다 밑으로 가라앉게 만든 세상을 만든 사람들, 이 시대를 사는 어른들은 아무 말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추모를 비판하는 쪽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잘 모른다”며 “모르면 그럴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가족들에게는 “더는 죄인처럼 살지 마라”며 “당신들 잘못은 아니라고, 당신들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아픔을 어루만졌다.

그는 아울러 “타인의 고통에 공감할 수 없거든 차라리 침묵하자. 자신의 목숨을 보상금 몇 푼과 맞바꿀 수 있는 사람이라면 떠들자. 그도 아니라면 입 닫자. 그게 인간이 인간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소한의 도리이자 예의”라며 글을 마무리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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