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인양된 목포신항·수습거점 진도 팽목항 추모 발길 이어져
세월호 앞에서 숙연 |
(목포·진도=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안쓰러워서 어떡하나…"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세월호가 인양된 전남 목포시 달동 목포신항 앞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찾아온 추모객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추모객들은 출입이 통제된 북문 초소 앞까지 다가와 참사 당시의 모습으로 서 있는 세월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짙은 갈색의 녹 덩어리로 변한 세월호를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한 추모객은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었다.
그는 일행들에게 "저렇게 큰 배였는데 순식간에 침몰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은 세월호 인양과 진상조사 등 지금까지 진행 상황이 적혀있는 안내판과 사진 자료를 차분히 둘러보며 '그 날'을 기억했다.
경기도 오산에서 가족과 함께 찾아온 김인원(51)씨는 "사고를 막지 못하고 방조했던 같은 기성세대로서 아프고 창피하다"며 "더는 안전하지 못한 세상을 자녀 세대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는 다짐과 반성이 '잊지 않겠다'는 말에 내포돼 있다"고 말했다.
5주기 하루 앞둔 목포신항 찾아온 추모객 |
일부 추모객들은 초소 주변에 가득 묶여있는 노란 리본에 쓰인 추모 글귀를 읽어보며 앞서 다녀간 추모객들의 심경에 공감했다.
거듭된 수색에도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5명의 사진이 담긴 투명 보관함을 어루만지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경기도 과천에서 온 김성희(55)씨는 "당시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한 것인지, 구하지 않은 것인지 아직도 의심스럽다"며 "당연히 구조될 것이라고 믿었던 아이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지옥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울먹였다.
사고 당시 수습의 거점이었던 진도군 팽목항에서도 추모 분위기가 이어졌다.
다음날 팽목항에서 열릴 추모제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등에서 찾아온 추모객들은 팽목항에서 4.16㎞ 떨어진 기억의 숲을 방문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세월호는 일어섰지만… |
추모문화제는 이날 오후 4시 16분부터 팽목항 등대와 희생자 분향소가 있었던 '팽목 기억관' 마당에서 열린다.
팽목항 방파에 위에 서 있는 빨간 등대에선 살풀이춤이 펼쳐지며 희생자들의 넋을 기린다.
추모문화제의 일환으로 길굿 퍼포먼스와 약전 낭독극 등이 이어진다.
문화제를 마친 추모 전야제 참가자들은 '우리는 왜 팽목항을 기억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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