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지원단체 86명 실태점검… "시범사업은 성공적…정규시행은 신중히"
여권 들어보이는 미얀마 출신 재정착난민들 |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지난 2015년부터 시범 운영 중인 국내 재정착 난민 사업이 해외 사례와 비교해 볼 때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5일 국제난민지원단체인 사단법인 피난처가 법무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지난해 말 내놓은 '재정착 난민 정책실태 점검을 위한 사례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 재정착한 미얀마 난민들은 취업, 재정상태, 아동교육, 건강 등 10가지 정착 지표에서 고르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재정착 난민 사업이란 해외 난민캠프에서 본국이 아닌 제3국으로 영구 이주를 희망하는 난민을 유엔난민기구(UNHCR) 추천을 받아 심사 후 수용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13년 7월 난민법에 근거 규정을 마련한 뒤 2015년 외국인 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처음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시범사업 기간 미얀마 소수민족 출신 난민 86명(16가구)을 3차례에 나눠(2015년·22명, 2016년·34명, 2017년·30명) 수용했다.
연구팀은 이들 가운데 성인 36명은 설문조사하고 청소년 5명과 아동 15명은 집단토론, 집단면담 등을 통해 한국 생활에 대한 만족도와 생활 실태를 파악했다.
또 이를 미국 덴버, 캐나다 랭글리시 재정착 난민 실태조사 결과와 비교했다.
그 결과 국내 재정착 난민은 가장 중요한 정착 지표인 취업, 교육, 언어 영역에서 미국, 캐나다 사례보다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국내 재정착 난민의 취업률은 60.5%였다. 남성은 84.2%, 여성은 36.8%였다. 이는 미국 덴버 사례와 비슷한 수준이며 캐나다 랭글리시 사례보다 훨씬 더 높은 수치다.
가구당 월 평균소득은 최저 130만원, 최대 219만원으로 미국 덴버지역 재정착 난민의 700~1천590달러(약 79만~180만원)보다 높았다.
캐나다 랭글리시 재정착 난민 절반이 사회보장급여를 소득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국내 재정착 난민은 출입국외국인지원센터 퇴소 후 100% 근로소득으로 자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경제활동도 더 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연구팀은 시범사업의 성공만으로 사업 정규화를 진행하기엔 이르다며 제주 예멘 난민 사건을 둘러싸고 일어난 난민 수용 논란 등을 고려해 국민의 지지와 동의 속에 신중하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재정착 난민 사업의 정규화는 정책이 지향해야 할 바른 방향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국민들이 재정착 난민의 수용을 부담으로 여기지 않으려면 재정착 난민 정착이 일방적 지원이 아니라 자기 책임 원칙에 따라 자립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다.
sujin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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