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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고 장자연 사건

[Y현장] 윤지오가 증언자가 된 이유..."부끄럽지 않기 위해"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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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 강하다. 다른 누군가에게 어려움이 온 게 아니라, 나라는 사람에게 온 게 감사하다. 하루하루 기쁘게 감사하게 살고 있다." (윤지오)

배우 고(故) 장자연 성접대 강요 의혹을 증언한 동료 윤지오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책 '13번째 증언'의 북 콘서트를 개최했다. 윤지오는 1부 '13번째 증언, 10년의 기록' 2부 '공익제보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무대에 섰다.

이날 현장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노승일 전 K스포츠재단 부장 등 공익제보자, 다수의 시민단체 활동가와 윤지오를 응원하는 이들이 자리했다.

이른바 '고 장자연 사건'은 2009년 3월 신인 배우였던 장자연이 유력 인사들의 접대를 강요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발생한 일이다. 특히 장자연이 유력 인사들로부터 술자리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는 내용의 '장자연 리스트'가 공개되면서 파문을 낳았다. 리스트 속 인사 10여 명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

지난달 말로 종료 예정이던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고 장자연 사건' 재수사는 2개월 연장돼 5월 말까지 진행된다. 윤지오는 성추행 피해를 직접 목격한 '고 장자연 사건'의 주요 참고인으로 여러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진실 규명을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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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제야 나왔나?' '이익을 추구하러 나오는 거 아니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말문을 뗀 윤지오는 "윤지오라는 이름을 들고나오기 전에 13번의 증언을 마쳤다. 지금은 16번이 됐다. 난 유일한 목격자가 아닌 유일한 증언자다. 예상만큼 관심을 가져주고 노여움을 가지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안다. 저를 미워하는 분들 때문이라도 올곧게, 나아가서 언젠가는 진실을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 갈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책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에 대해 윤지오는 "기록은 꾸준히 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어 이름도 얼굴도 공개하고자 했다"면서 "'13번째 증언'은 에세이 북이다. (고 장자연 사건은)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일이었기 때문에 담겼다. 앞뒤로는 제 인생 얘기가 있다. 숨기고 싶은 부분도 있다. 책 한 권에 압축하기가 힘들었다. 법조인과 10번의 수정 작업을 거쳐서 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름과 얼굴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윤지오는 "죽어도 여한이 없는데 저도 시집도 가고 싶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을 닮은 자녀도 낳고 좋은 엄마도 되고 싶다"며 "(장자연) 언니를 위해서, 사회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저 자신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나이가 들어갈 텐데 과거의 제 모습을 돌아봤을 때 창피해지고 싶지 않았다. 자녀를 양육할 때 딸에게, 아들에게 당당하게 말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윤지오는 북 콘서트 이후 부모님이 계신 캐나다로 떠난다. 그는 "저를 여기까지 이끌어준 게 엄마다. 편찮으신데 아무래도 마음의 병이 생긴 게 아닐까 한다. 이미 16번째 증언을 마쳤다. 더 이상 할 수 있는 증언이 없다고 판단됐다. 저와 동일하거나 혹은 반대되는 증언이 나오면 17번째 증언이 되겠지만 현재로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증언은 모두 끝났다"고 한 뒤 "어느덧 제가 (장자연) 언니보다 더 언니가 됐다. 언니 역할을 해주고 싶었다. 언니가 내 곁에 있어줬던 것에 감사하다. 하루하루 기쁘게 감사하게 살고 있다"고 현재 심경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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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는 최근 증인 보호를 위한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을 설립했다.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폭력 등)에 속하지 않은 목격자, 증언자, 제2의 피해자가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24시간 경호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윤지오가 이런 단체를 설립한 이유가 있다. 증언 이후 두 차례 교통사고가 있었고, 신변 위협에 시달렸다. 경찰이 보호에 나섰으나 지난달 30일 경찰이 준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10시간 넘게 작동하지 않기도 했다.

그는 "어제(13일)까지 벌써 645만 원 정도가 모였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어떻게 쓰이는지 다 발표할 거다. 걱정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윤지오는 책을 통해서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에 대해 "살면서 불합리한 일을 겪을 수 있는데 여러분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면서 "혼자 너무 아파했다. 그 시간을 조금이라도 단축하고 싶었다. 여러분들 인생에 벌어졌던 일들은 여러분이 잘못해서가 아니다. 당당하고 행복해질 권한과 권리가 있다. 본인을 손가락질하지 않고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고 존중해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러면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고통만 주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자리에 참여한 '땅콩 회항' 사건 피해자인 박창진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은 "용기를 내기까지 힘들었다. 저보다 용감하게 극복한 거 같아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옆에 있는 동지로 연대하고 싶다"고 윤지오에게 박수를 보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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