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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유럽통합 외치던 마크롱, 브렉시트에는 강경 자세...다음달 선거 의식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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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브렉시트 연기 6월말 넘기면 안돼"

연말까지, 1년 연기 주장한 주류 의견과 배치

다음달 유럽의회 선거, EU 개혁 집중 원해

브렉시트 마무리지어야 선거 유리하다고 판단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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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을 제외한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이 연말 이후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시한을 연기하자고 주장했지만 6월을 넘기면 안 된다고 주장한 정상이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다. EU 회의론과 극우 바람이 거세게 부는 유럽에서 통합을 주문했던 그가 영국의 조속한 EU 탈퇴를 강조한 배경을 놓고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외신들은 프랑스 내 반정부 시위와 지지율 추락에 시달리는 그가 브렉시트 논란을 빨리 해결하고 다음달 유럽의회 선거와 자신이 주도하는 EU 개혁에 집중하기 위해 이러한 입장을 보였다고 분석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날 브렉시트 시한이 6개월 연기되면서 EU 회원국 간 분열이 발생했다.

영국을 제외한 EU 27개국은 지난 10일 저녁부터 11일 새벽까지 이어진 벨기에 브뤼셀 EU 특별정상회의에서 회의을 열고 이달 12일로 돼 있던 브렉시트 시한을 연기 문제를 논의했다. 이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시한을 오는 12일에서 6월 30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회의에서 갈등을 촉발한 인물은 마크롱 대통령이었다. 그가 독일을 비롯해 다른 EU 회원국 대다수가 지지한 브렉시트 시한 장기 연장 방안에 적극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이번 회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브렉시트 시한을 오는 12월 31일까지 장기간 연장하는 것을 지지했고 대다수 EU 정상들도 1년 정도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 시한 장기 연장은 EU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강력히 반대하면서 6월 말까지만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EU 정상들에게 EU를 탈퇴하겠다는 영국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나아갈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통신은 프랑스 정부 인사를 인용해 이러한 마크롱 대통령의 의견에 동조한 국가는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몰타 등 일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벨기에, 스페인은 이달 초까지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에 대비했던 나라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태도는 일부 EU 정상들을 화나게 만들었으며 특히 독일 관리들이 불쾌해 했다고 전했다.

결국 EU 국가들은 회원국들의 의견을 절충해 브렉시트 시한을 오는 10월 31일까지 추가로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러한 결론에 이르는 과정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EU 회원국 사이의 긴장을 처음으로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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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는 브렉시트 문제와 별도로 논의된 리비아 내 군사충돌과 관련해서도 다른 EU 지도자들과 견해차를 드러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EU는 리비아 내부의 군사충돌을 촉발한 현지 동부 군벌 실세 칼리파 하프타르를 겨냥해 공격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려 했으나 프랑스가 이를 막았다는 것이다. 로이터는 프랑스 관리들을 인용해 리비아 동부에 유전 등 자산을 보유한 프랑스가 그동안 하프타르를 지원해왔다며 이런 프랑스의 움직임이 EU 내부의 분열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유럽 뉴스 포털인 ‘더 로컬’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번째는 브렉시트 연장이 EU 제도를 해치고 이민, 미국·중국과의 외교 문제, 반EU 정서 등 산적한 과제에 집중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것이다. 3년 전 영국 국민들이 민주적 투표로 결정한 브렉시트를 EU 회원국들이 막을 수 없다는 것이 두번째 이유다. 마지막으로는 영국을 제외한 27개 EU 회원국들의 통합이 중요하다는 이유다.

하지만 영국과 독일 언론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정치적 배경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브렉시트 문제 해결보다는 자신이 창당한 중도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가 다음달 유럽의회 선거에서 선전하는 데 더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앙마르슈가 선거에서 선전하려면 반EU 세력에 유리한 브렉시트 이슈를 빨리 매듭지을 수록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앙마르슈가 선전하면 마크롱 대통령이 주도해 온 EU 개혁에도 탄력이 붙을 수 있다. 독일 연방의회 외교위원회의 노르베르트 로트겐 의장은 “그가(마크롱이) EU의 통합보다 자신의 정당 미래에 더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FT는 “마크롱은 브렉시트 과정, 영국이 EU에 남아있는 것이 유럽의 주요 이슈들로부터 관심을 빼앗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브렉시트 지연이 자유주의 진영과 극우 세력 간 싸움으로 표현되는 오는 유럽의회 선거에서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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