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3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메이 英 총리 오늘 다시 브뤼셀로…브렉시트 추가 연기 호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EU 최장 1년 연기 승인하되 유럽의회 선거 참여 등 조건 달 듯

英 정부, 노동당과 11일 대화 재개…합의 여부에 브렉시트 시기 달라질 듯

연합뉴스

브렉시트 운명은?
[유럽의회 웹사이트 캡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회원국 정상들을 직접 만나 브렉시트(Brexit) 추가 연기 승인을 요청한다.

메이 총리는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브렉시트 특별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메이 총리는 나머지 27개 회원국 정상에 브렉시트 추가 연기 요청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승인을 당부할 계획이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5일 도날트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 서한을 보내 오는 12일 예정된 브렉시트 시기를 6월 30일까지 연기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당초 영국은 지난 3월 29일을 기해 브렉시트를 단행할 예정이었지만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서 이를 한 차례 연장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하원은 9일 메이 총리의 추가 연장 요청에 대한 의회의 승인 여부를 놓고 표결을 진행, 찬성 420표, 반대 110표로 310표차 가결했다.

EU는 그동안 오는 12일 이전에 아무런 합의 없이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나 5월 유럽의회 선거 참여를 전제로 한 장기 연기 중 하나를 택할 것을 영국에 요구해 왔다.

메이 총리가 6월 말까지 연기를 요청했지만 EU가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U는 브렉시트 시기를 최장 1년 연기하되,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 합의안, 그중에서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그 이전에라도 곧바로 탈퇴할 수 있는 옵션을 넣은 '탄력적 연기'(flextension) 방안을 승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언론에 미리 노출된 EU 정상회의 성명 초안에 따르면 EU는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할 수 있도록 브렉시트를 연기해주기로 했다.

다만 구체적인 날짜는 EU 정상들이 논의한 뒤 정할 수 있도록 적시하지는 않았다.

초안은 아울러 영국과 EU 의회가 비준동의 절차를 완료하면 추가 연기된 브렉시트 일자 이전에라도 영국이 EU를 떠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브렉시트를 내년 3월 말까지 연기하되 영국 하원이 EU 탈퇴협정을 승인하면 언제든지 이를 당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만약 유럽의회 선거 기간인 5월 23∼26일 영국이 여전히 EU 회원국으로 남아 있고, 영국 하원이 탈퇴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면 영국 역시 선거에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이 이같은 의무를 저버릴 경우 영국은 6월 1일 EU를 떠나야 한다고 초안은 적시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보수당 내 일부 브렉시트 강경론자들은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원국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이같은 '탄력적 연기'를 영국이 받아들일 경우에 지켜야 할 몇 가지 전제조건을 공개했다.

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AP=연합뉴스]



우선 브렉시트 합의안 중 EU 탈퇴협정 재협상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시했다. 다만 법적 구속력이 없는 '미래관계 정치선언'은 수정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아울러 영국은 곧 EU를 탈퇴하는 회원국으로서 남아 있는 동안 성실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스크 의장은 아울러 영국이 EU의 헌법 격인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EU 탈퇴를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EU 정상회의 참석을 하루 앞둔 9일 EU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각각 방문해 브렉시트 추가 연기에 대한 지원을 당부했다.

영국 총리실은 "메이 총리는 메르켈 총리와 베를린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영국의 브렉시트 추가 연기 배경, 현재 진행 중인 야당과의 브렉시트 논의에 대해 설명했다"면서 "양국 정상은 영국의 질서 있는 EU 탈퇴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메이 총리가 마크롱 대통령과 만남을 가진 직후에도 "메이 총리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를 존중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동당과 대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크롱 대통령에게 설명했다"면서 "다가오는 유럽의회 선거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메이 총리는 마크롱 대통령에게 영국이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메이 영국 총리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EPA=연합뉴스]



이번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추가 연기를 승인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언제 브렉시트가 단행될지는 결국 영국 하원의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영국 정부와 제1야당인 노동당 간 논의가 결론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와 노동당은 EU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9일에도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정상회의 이후인 11일 다시 만나 대화를 계속하기로 했다.

pdhis959@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