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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연재] 매일경제 '쇼미 더 스포츠'

루카 돈치치, 새로운 슈퍼스타 탄생의 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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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 루카 돈치치(가운데)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와의 경기 후반에 상대 선수의 수비를 피해 슛하고 있다. /사진=댈러스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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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 더 스포츠-159] 2018~2019시즌 NBA 정규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매년 인기를 더해가고 있는 NBA는 올 시즌에도 많은 화젯거리를 낳으며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정규시즌이 끝나감에 따라 개인 수상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다. 먼저 MVP는 야니스 안데토쿤보와 제임스 하든의 2파전 양상이다. 완전체로 거듭나며 밀워키 벅스의 지구 1위를 이끌고 있는 '완전체 괴수' 안데토쿤보가, 평균 36점의 놀라운 득점력을 기록하고 있는 하든을 다소 앞서가고 있는 모양새지만, 누가 MVP가 될지를 속단하는 것은 아직 조금 이른 것 같다. 반면 신인왕(올해의 루키)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슬로베니아에서 온 '농구 천재' 루카 돈치치가 있기 때문이다.

돈치치는 지난해 NBA 드래프트 3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되었다. 하지만 지명 직후 그는 현 소속팀 댈러스 매버릭스로 트레이드되었다. 댈러스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2019시즌 드래프트 1순위권을 애틀랜타에 넘겨주었다. 비록 돈치치가 만 20세가 되지 않은 나이로 유럽에서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일부에서는 조금 과한 투자로 봤던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그의 트레이드 상대는 트레이 영이라는 NCAA의 검증된 유망주였다(현재 그의 성적은 19.1점, 3.7리바운드, 8.0어시스트로 신인들 중에서는 최상위권이며, 돈치치가 없는 다른 시즌이었다면 충분히 신인왕을 차지했을 성적이다).

돈치치는 71경기에 나와 평균 32.2분을 뛰며 21.1점, 7.7리바운드, 5.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다. 신인 중에서 최고의 성적이다. 루키 시즌에 18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돈치치 이전에 9명에 불과한데, 이 중 7명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압둘 자바, 마이클 조던, 매직 존슨, 그랜트 힐, 래리 버드, 엘진 베일러, 오스카 로버트슨). 그의 활약이 단순히 루키로서가 아니라 역대급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음을 입증해주는 지표다.

*또한 신인 시절 20득점, 5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모두 4명 있었다. 마이클 조던, 르브론 제임스, 타이릭 에번스, 오스카 로버트슨

돈치치는 특별한 선수다. 슬로베니아 국가대표인 그는 2년 전인 2017년, 18세 나이로 주축 선수로 활약하며 조국 슬로베니아를 유로바스켓 정상에 올려놓았다. 그뿐만 아니다. 그는 유럽 최고 명문 팀 중 하나인 레알 마드리드에 13세에 입단했으며, 팀 역사상 가장 어린 나이에 성인 무대에 데뷔한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NBA 데뷔 당시만 해도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최고의 유망주임은 분명했지만, NBA는 유럽과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다른 무대이고, 늘 그렇듯이 새로운 무대에서는 적응이 필요하다. 실제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던 많은 선수들이 NBA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현재 같은 팀 선배이자 NBA 레전드인 'MVP' 디르크 노비츠키 또한 시즌 전에 "돈치치가 훌륭한 재능을 가진 선수인 것은 분명하지만,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기다려줘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돈치치에게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NBA의 글로벌화로 인해 수많은 비미국 국적 선수들이 NBA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하킴 올라주원부터 안데토쿤보까지 외국인 선수들은 이제 NBA를 지탱하는 한 축이 되었다. 하지만 NBA에서 신인상을 수상한 외국인 선수는 70여 년의 NBA 신인왕 역사상 총 3명에 불과하다. 파우 가솔(스페인), 앤드루 위긴스(캐나다), 벤 시몬스(호주) 등이 그들이다. 위긴스와 시몬스는 NCAA 및 그 이전부터 미국에서 농구를 해온 선수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실상 NBA 입성 이전에 미국에서 농구를 하지 않은 순수 외국인 선수로서 신인상을 수상한 선수는 파우 가솔이 거의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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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현재 돈치치는 가솔은 물론 NBA 전체로 범위를 넓혀봐도 신인으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게다가 그는 스타성에 클러치 능력까지 갖추었다. 댈러스는 올 시즌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 NBA 최고 인기팀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두 차례나 승리했고, 그 중심에는 돈치치가 있었다. 특히 지난달 원정경기에서는 불과 27분만을 뛰며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면서 현존하는 NBA 최강팀을 격파하는 데 선봉장 역할을 했다. 강력하게 골밑을 파고드는 돈치치에 골든스테이트 수비는 어쩔 줄 몰라 했다. 그가 본격적으로 '더' 적응한다면 과연 어느 정도의 활약을 보여줄지 사람들이 궁금해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돈치치가 앞으로도 계속 성장해 명예의 전당과 레전드가 될 수 있을지를 지금 예단하는 것은 조금 이르고 성급하다. 2000년 이후 루키 시즌에 가장 많은 득점을 보여준 선수는 르브론 제임스도 케빈 듀랜트도 아닌 블레이크 그리핀이었다. 현재 NBA 데뷔 9년 차인 그리핀이 정상급 선수인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의 현재 위치가 MVP급이라고는 볼 수 없다. 신인상을 차지하고 그저그런 선수로 전락한 선수 또한 수없이 많았다.

하지만 돈치치는 사람들의 기대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많은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참고로 지난 NBA 올스타 선발 팬투표에서 돈치치보다 높은 순위에 있던 선수는 올스타팀의 대표였던 르브론 제임스와 안데토쿤보뿐이었다.

[정지규 스포츠경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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