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닝썬 유착’ 전 경찰관 중고차 헐값에 산 현직 경찰관 ‘김영란법’ 위반 입건

현직 과장급 경찰관이 ‘버닝썬-경찰’의 유착고리로 알려진 전직 경찰관에게서 기준을 초과하는 싼 값에 중고차를 구매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 경찰관은 순경 시절 뇌물을 받고 술집 영업 단속을 눈감아줬다는 의혹으로 징계도 받은 전력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과장으로 근무한 ㄱ경정(57)을 부정청탁방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ㄱ경정은 전직 경찰관 강모씨에게 시세보다 싼 가격에 중고 차량을 구매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ㄱ경정이 강씨로부터 김영란법에서 정하는 연 제한액을 초과한 금액을 할인 받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강씨는 버닝썬 클럽 내 미성년자 출입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이 클럽 이모 공동대표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경찰은 앞서 버닝썬 내 미성년자 출입사건 무마 과정에 당시 ㄱ경정이 연루된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해왔다.

강씨는 ‘강남서 ㄱ과장이 내 첫 조장’이라며 미성년자 출입 사건에 대해 알아봐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ㄱ경정이 강씨로부터 중고차를 구입한 건 버닝썬 개장 전이다.

ㄱ경정은 1992년 5월 강남경찰서에서 순경으로 근무하던 중 술집에서 뇌물을 받고 심야 변태 영업을 눈감아준 혐의로 감찰 조사를 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문화방송(MBC) 등 보도에 따르면, ㄱ경정은 강남구 신사동의 한 술집에서 풍속영업 단속을 하던 중 자신이 몰고 있던 자동차를 술집 주인에게 넘겨준 뒤, 배기량이 더 큰 차량을 넘겨받고 가짜 양주 판매와 심야변태영업을 묵인한 것으로 감찰조사 결과 밝혀졌다. ㄱ경정은 감봉 1개월의 처분을 받았지만, 정식 재판에 넘겨져 처벌을 받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ㄱ경정에 대해) 아직 조사하기 전이라 입장을 들을 기회가 없었다”며 “조사 일정을 계속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 이준헌 기자 ifwedont@

전현진 기자 jjin2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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