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는 KIA에게 또 다른 과제를 안겼다. 단순히 4-14라는 스코어 차이가 아니었다. 스스로 내준 경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승부처는 5회초였다. KIA는 투수 3명을 등판시켰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3명의 투수가 14명의 타자를 상대했고, 9실점했다. 안타를 6개 허용했고, 볼넷은 4개를 줬다.
6일 키움전서 선발 황인준이 흔들리자, 이대진 코치와 포수 김민식이 마운드를 방문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
3시간 27분이 소요된 이날 경기에서 5회초 수비만 37분이 걸렸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야수들의 집중력은 물론 진이 빠질만한 시간과 내용이었다. 난타를 당한 것도 그렇지만, 볼넷이 많으면 야수들의 수비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게 통설이다.
따지고 보면 이날 마운드 운영은 선발 황인준에 달려 있었다. 황인준은 올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다. 임기영의 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받았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선발로 경쟁을 펼쳤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첫 선발 등판이었던 지난달 31일 수원 kt위즈전에서는 4⅓이닝 2실점으로 승리에 발판을 놓는 피칭을 했다. 하지만 긴 이닝 소화는 숙제였다. 특히 이날 키움전은 그랬다. 전날(5일) KIA는 불펜 소모가 있었다. 그 동안 평균자책점 0의 행진을 펼쳤던 좌완 하준영이 동점 스리런을 허용한 충격도 있었다. 다행히 이명기의 결승포를 앞세워 6-4승리를 하면서 충격파를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마무리 김윤동이 1⅔이닝 동안 34구를 던지며, 6일 경기는 나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 전 김기태 감독은 “하준영은 괜찮다. 오늘도 대기한다”고 말했지만, 확실한 카드 중 하나인 하준영이 나올만한 상황이 못됐다. 5회초에 승부가 갈렸기 때문이다. 일단 긴 이닝 소화가 관건 중 하나인 황인준이 4회를 버티지 못하고 3⅔이닝 3실점으로 물러난 부분이 아쉬웠다. 뒤이어 올라온 이민우는 4회 위기 상황을 잘 넘겼지만, 5회 세 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 2개 볼넷 1개를 허용하며 대량 실점의 빌미를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올라온 좌완 이준영은 여섯 타자를 상대하면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피안타 3개, 볼넷 3개를 허용하며 불을 질렀다. 결국 문경찬이 올라와 네 타자를 상대하며 가까스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고 긴 이닝을 마쳤다.
문경찬은 이후 8회까지 마운드에서 버티며 2실점 했다. 기울어진 경기에서 불펜 소모를 최소화해야 할 KIA로서는 고육지책이었다. 버리는 경기는 확실히 버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 젊은 투수들의 난조는 KIA불펜 운영, 나아가서는 마운드 운영에도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KIA는 5일 1군 엔트리에서 5명을 말소하고, 5명을 등록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젊은 야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승리하며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도루묵이 됐다.
이날 경기 후 KIA 팀 평균자책점은 6.05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5일까지 4.68에서 5.85로 치솟았다.
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안준철 기자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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