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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너 세월호 걔냐"···5년 지나도 여전한 단원고 꼬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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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생존 학생 간담회 수원시청서 열려

중앙일보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수원시청에서 열린 '416 생존학생 간담회'에 참석한 2014년 세월호참사 당시 2학년 1반 학생 장애진·설수빈 양(23·왼쪽부터)이 질문에 답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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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외부의 나쁜 말보다 친구들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청에서 진행된 세월호 생존 학생 간담회에서 생존 학생 설수빈(23·당시 단원고 2학년 1반) 씨가 입을 열었다. 이날 4.16 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수원416연대, 수원시는 세월호 생존 학생 간담회 ‘416 기억·약속·미래 톡 투 유’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생존 학생인 설씨와 같은 반 친구던 장애진(23)씨가 참석했다. 청명고 2학년 엄태현 군과 박휘연 양도 패널로 참석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당시 17살이던 학생들은 5년이 흘러 23살이 됐다. 장 씨는 “대학도 졸업하고 현재 취업 준비 중이라서 인터뷰 등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설 씨는 “현재는 다니고 있는 대학교에 휴학 중이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는 질문에 두 생존 학생들은 결국 눈물을 보였다. 장 씨는 “가장 많이 도움이 된 건 가족”이라며 “안좋게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지만 1000일이 돼서 광화문 발언했을 때 많은 사람이 응원을 해주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며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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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청에서 진행된 세월호 생존학생 간담회에 장애진(23·왼쪽 세번째)·설수빈(23·왼쪽 네번째)씨가 참석했다. 박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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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씨는 “나조차도 세월호를 기억하는 노란 팔찌를 매일 차는 게 힘들거나 까먹을 때도 있는데 대학에 가서 매일 팔찌를 차는 교수님을 만났다”며 “계속 기억해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고 더 노력해야겠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5년이 흘렀지만, 이들에게는 여전히 단원고 학생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설씨는 “명절에 먼 친척들이 오셔서 ‘너가 걔냐’고 말할 때마다 부담스럽다”며 “전을 맛있게 먹다가도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장 씨는 “택시를 타고 단원고 근처에 데려다 달라면 택시기사가 '거기는 왜 가냐, 세월호는 그냥 사고 아니냐'고 말한다”며 “내릴 때 다시 생각해보시라고 말하며 내린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어른들에게 어떤 말을 해주고 싶냐'는 간담회 참석자의 질문에 장씨는 “우리도 이제 어른이 됐다. 앞으로 내가 더 나서야겠다는 말은 저 자신에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설씨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어른들이 하는데 그럼 위험한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어른들의 몫인 거 같다”고 말했다.

수원416연대 대표 정종훈 목사는 “리멤버라는 단어의 뜻을 잘 풀어 보면 ‘리’와 ‘멤버’라는 단어로 이루어졌다. 다시 하나의 가족이 된다는 게 바로 기억이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며 “새 출발은 잊어서 되는 게 아니고 기억을 하는 것이기에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416연대는 '세월호 수원시민 공동행동'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다 지난해 12월 공식 발족했다. 수원416연대는 다양한 5주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수원시내 일대에서 진행하는 노란리본 나눔 행사는 5주기 당일인 16일까지 진행된다. 12일 금요일 오후 7시에는 수원역 문화광장에서 수원시민 문화제를 실시하며 16일 저녁에는 영통구청에서 촛불 문화제를 진행한다.

세월호 5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도 추모행사들이 열리고 있다. 참여연대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1층 전면에 ‘기억의 벽’을 설치했다. 인천에는 5개 영화관에서 영화 '생일'을 관람하는 등의 추모행사를 진행한다. 16일 오전 9시 20분부터는 진도읍 체육관에서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식 및 국민안전의 날’ 행사가 열린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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