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통제 해제" 가짜뉴스에 북부 국경에도 난민 수백명 경찰과 대치
그리스 경찰은 아테네와 북부를 잇는 거점역인 라리시스 역에 5일 오전(현지시간) 아이들을 동반한 난민 300명이 난입해 북부 유럽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면서 철로나 승강장에 주저앉는 등 역사를 점거해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5일 그리스 아테네의 라리시스 기차역에서 난민들이 철로를 점거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
이들의 이 같은 행위는 난민들의 북유럽행을 통제해 온 조치가 곧 해제될 것이며, 난민들이 북마케도니아를 비롯한 다른 유럽 북부로 넘어갈 수 있도록 인권단체들이 도울 것이라는 소셜미디어 상의 가짜뉴스로 촉발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역에 모인 난민들은 '테살로니키', '독일' 등을 외치고 있다고 현장에 가 있는 AFP통신 기자는 전했다.
그리스 당국과 유엔난민기구(UNHCR)는 소셜미디어에 돌고 있는 풍문이 거짓이라고 강조하면서, 난민들의 자진 해산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5일 그리스 북부 디아바타에서 북부 유럽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는 난민들이 그리스 경찰과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와 별도로 이날 그리스 북부 테살로니키 인근에 위치한 난민 캠프에서는 난민 수백 명이 북유럽행을 요구하면서 북쪽으로 약 60㎞ 떨어진 북마케도니아 국경으로 행진을 시도, 경찰과 충돌했다고 국영 ERT방송은 보도했다.
이들 난민은 전날에도 북마케도니아 국경이 열릴 것이라는 잘못된 소문을 듣고 국경으로 몰려들어 최루탄 등을 쏘며 저지한 경찰과 대치했다.
한편, 그리스 이민 당국의 한 고위 관료는 "이번 시위는 난민들이 유럽연합(EU)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유럽은 이 문제가 유럽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한 사안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리스는 내전과 기아 등을 피해 중동·아프리카를 떠나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급증해 지중해 난민 위기가 절정에 달한 2015년에만 100만 명에 달하는 난민이 다른 유럽 국가를 가기 위해 거쳐 갔다.
이어 이듬해 EU와 터키가 맺은 난민송환 협정을 계기로 에게해를 건너 그리스로 들어오는 난민 수는 한 해 수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북마케도니아 등 그리스 북부 국가가 국경 통제를 강화하면서 북서유럽으로 가는 통로인 소위 '발칸 루트'가 차단된 탓에 그리스에는 현재 약 난민 7만 명이 약 3년 동안 열악한 난민 캠프에서 발이 묶인 채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 놓이며 이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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