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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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대선 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직접 한국거래소(KRX) 이사장 자리를 제안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회장은 5일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공판 증인으로 출석해 ‘비망록’의 내용과 관련해 진술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비망록 2018년 3월 7일자 내용 중 ‘대통령으로부터 Tel. KRX 어떠냐고’라고 기재된 부분을 제시하면서 “‘조건부 accept(수락하다)’라고 쓰여 있는데 이 전 대통령이 증인에게 먼저 전화해서 한 말이 맞느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회장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다.
변호인이 “그 전화는 이 전 대통령이 (증인에게) KRX를 맡으라고 말하기 위해 한 것인가?”라고 재차 물었고, 이 전 회장은 “그런 것으로 기억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전 회장은 그 해 거래소 이사장 공모에서 탈락했다. 이 전 회장은 “전화를 받고 난 후 KRX 내에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탈락했다. 그래서 지역구 공천도 동시에 신청했다”고 진술했다.
변호인은 “정권 출범 초기에 노조가 반대한다는 이유로 이사장에 임명 못한다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이 전 회장은 “그건 제게 물어볼 건 아니고 KRX 이사장 추천위원회에 가서 물어보시라”고 잘라 말했다.
KRX 이사장 공모에서 낙마한 직후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이상주 변호사를 원망하는 내용을 비망록에 기재한 이유에 대해서는 “KRX 탈락에 대한 원망을 한 것이 아니라 계속 자리가 잘안되니까 전화라도 한 번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대선 이후 통화가 안됐다. 그런 게 제 마음속에..”라며 불만이 생겼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변호인은 “이 전 대통령과 독대도 하고 KRX 이사장직 제의도 받는 사이면서 이상주한데 매달리고 비난할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상주한데 할 이야기가 있고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이 있고 그런 것이 아니냐. 전화도 맘대로 할 수 없고”라고 이 전 회장은 답했다.
그는 ‘이 전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적이 있다’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진술에 대해서는 “없다. 이상주·이상득이 다 있는데 왜 김백준한데 돈을 갖다주겠나”며 김 전 기획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그는 2007년 성동조선해양으로부터 현금 20억원을 지원받아 이상주 변호사, 이상득 전 의원 등 통해 전달한 돈의 성격이 이 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한 ‘정치자금’인지 ‘인사 청탁을 위한 것’인지 묻는 질문에 “그런 것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었다”며 “당내 경선이나 대선에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도움을 드리기 위해 드렸다”고 답했다.
그는 해당 지원금이 성동조선으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점을 이상득 전 의원에게 이야기했다며 "이 전 대통령에게는 당선 후 만났을 때 이야기 했다"고 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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