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소재 클럽 ‘버닝썬’에서 불거진 ‘승리 게이트’를 예견(?)했다는 유튜브 영상이 뒤늦게 화제다.
‘가짜 승리’로 위장한 채 버닝썬에 들어가 몰래 카메라로 직원을 속이다 ‘진짜 승리’에 들켜 쫓겨났다고 주장하는 유튜버 ‘깨방정’의 영상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1월30일 올려진 이 영상은 5일 오전 9시 현재 조회 수 약 97만회, ‘좋아요’ 약 7만회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번 사태를 촉발한 집단폭행 사건이 일어난 지 6일 만에 업로드돼 누리꾼의 관심을 끌었다.
김상교씨는 작년 11월24일 버닝썬에서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도우려다 이사 장모씨와 보안요원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했는데도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히려 자신을 폭행하고 입건했다며 유착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김씨가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런 사연을 올리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이 들끓었고, 이후 방송까지 타면서 사태는 일파만파 확대됐다.
깨방정은 개그맨 정승빈(사진)의 유튜브 닉네임이다.
영상을 보면 승리처럼 보이도록 분장을 하고 그를 연상시키는 수트를 입은 정승빈은 버닝썬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직원들로부터 ‘대표님’이라는 칭호와 함께 인사를 받은 뒤 클럽 입구로 들어갔다.
그는 직원들의 안내에 따라 클럽 내부로 이동하면서 “가게 체크 좀 할게”라고 반말투로 말하는 여유를 보이기까지 했다.
VVIP 구역으로 안내를 받은 정승빈 앞에는 경호원 2명이 달라붙어 미동도 없이 그를 지키고 서 있었다.
또 정승빈이 주문하지 않았는데도 직원들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술을 가져왔다.
아울러 직원을 불러 조명과 볼륨을 거침없이 지시하고 국내외에서 찾아온 클러버들과 스스럼없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러다 승리가 클럽에 등장하면서 정승빈은 가짜라는 게 들통나 경호원에게 업혀 클럽 밖으로 쫓겨나 내동댕이쳐졌다.
이렇게 끝맺은 이 영상이 주목을 받은 것은 빅뱅 전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가 클럽을 찾을 때마다 이 같은 ‘황제 접대’를 받았을 것으로 보는 누리꾼들의 분노가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승리는 한때 홍보를 담당하는 사내 이사를 맡았을 뿐 경영과는 무관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영상에서 나오듯 실제로는 직원을 불러 거침없이 지시할 수 있는 ‘대표’로서 그만큼의 대접을 받았을 것이라는 게 몇몇 누리꾼의 의견이다.
실제로 “승리가 갔을 때마다 저렇게 대접을 받았던 것인가”라며 놀라움을 표하는 이도 있었다.
그러나 이 영상에는 커다란 반전(?)이 숨어있다.
정승빈이 주장하는 대로 몰카가 아닌 연출 영상이었다는 것.
그는 이날 “버닝썬 측에 사전 협조를 받고 만든 영상”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가짜 승리를 보고 직원들이) 속았을 리 없지 않느냐”며 일찌감치 눈치챈 누리꾼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 영상이 여전히 회자되는 것은 버닝썬이 ‘승리 클럽’으로 널리 알려진 만큼 승리가 이곳을 둘러싸고 불거진 집단폭행, 경찰 유착, 마약 유통 및 투약, 성폭행 방조, 횡령 등의 의혹과 절대 무관치 않다는 게 여론임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김용준 온라인 뉴스 기자 james1090@segye.com
사진=유튜브 ‘깨방정’영상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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