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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아동학대 피해와 대책

[김호성의출발새아침] "금천구 아동학대 돌보미, 병리적 증상 아이에게 발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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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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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9년 4월 4일 (목요일)

□ 출연자 :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14개월 아이, 모든 요구가 ‘생존’에 필요한 도구

-아이, 대항할 수 없는 공격에 무력한 상태일 것

-학대 가해자, 본인 행위가 학대인 줄 모르는 경우 많아

-아동학대, 실수가 아닌 심각한 범죄행위

-14개월 된 아이에게 ‘훈육’ 필요 없어

-아이돌보미, 수요에 맞춰 질 높이긴 쉽지 않아

-아이돌보미, 인·적성 검사 스크리닝 등 체계화해야

-CCTV설치 방법 중 하나지만 예방이 제일 중요

-부모와 돌보미들 사이에 생길 불신이 가장 걱정

-직장·지역 어린이집 활성화로 국가에서 아이 보호해야




◇ 김호성 앵커(이하 김호성): 서울 금천구에서 정부 파견 아이돌보미가 14개월 된 아이를 무려 3개월 간 학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학대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 보신 분들 많으시죠. 굉장히 충격적이었습니다. 현재 해당 사건에 대한 강력처벌과 재발방지 내용이 담긴 청와대 청원글에 23만 명 훨씬 넘었어요. 24만 명 가까이 되는 분들이 동의했습니다. 끊임없이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을 어떤 방식으로 막을 수 있을까요.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이십니다. 오은영 박사,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니다.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 오은영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이하 오은영): 안녕하세요.

◇ 김호성: 이번 CCTV 동영상을 보셨죠?

◆ 오은영: 네, 봤습니다.

◇ 김호성: 정말 충격적이던데.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학대할 수 있을까. 좀 이해가 안 됐습니다.

◆ 오은영: 네, 정말 인간이 최소한의 염치를 가지고 살아야 하는데 너무 정말 잠이 안 왔습니다. 영상이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한 가지 생각을 해봐야 하는 것은요. 사실은 아이를 이렇게 돌보미에 맡기는 분들이 많거든요.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들은 얼마나 불안할까. 그리고 또 많은 돌보미분들은 아이를 참 예뻐하고 잘 돌봅니다. 그분들이 느끼는 또 얼마나 직업에 대한 상실감, 그리고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불신을 어떻게 우리가 이것을 해결할까 하는 걱정이 돼서요. 사실 잠이 안 왔습니다.

◇ 김호성: 부모에 따르면 아기가 일단 후유증이겠죠.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다. 식사도 거부하고 일정 부분 자해까지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금 그 피해를 본 아기의 상태는 지금 어떻다고 우리가 이해해야 하는 것이죠?

◆ 오은영: 네, 이런 아동학대 사건이 있을 때마다 사실 아이들의 심리상태에 대한 이야기들은 많이 합니다.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실 텐데요. 특히 이번 사건은 더 충격적인 것이 대상 아동이 14개월 된 아가입니다. 그래서 이 14개월 된 아이들은요. 대개는 모든 요구가 자기의 생존에 필요한 요구들입니다. 그러니까 먹고 자고, 불편한 걸 해결해 달라는 이런 요구들이죠. 그래서 사실은 14개월 된 아이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제공되는 것들이, 또는 이 아이가 살고 있는 환경이 안전해야 합니다. 아이가 자기가 안전하게 생존하고 있다는 것들이 제공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요. 이 아이 같은 경우에는 먹는 것, 자는 것에 있어서도 학대가 이뤄졌단 말이죠. 그러면 이 아이 입장에서는 모든 것은 다 공격이고 두려움인 것이죠. 이 아이의 심리상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우 지속적인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매우 두려운 상태라고 보일 수가 있고요. 이건 마치 숲을 놀러갔는데 재미있게 바위도 보고 잎도 만졌는데 뜻하지 않게 곰을 만난 상태인 거죠. 불곰 만난 것 같은 이런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사실 곰을 만나면 피하기도 하지만 피할 수 없을 때는 인간은 공격적 대응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옆에 있는 물건을 던진다든가 할퀸다든가. 아니면 그런 대상에게 공격적 반응을 하지 못할 때는 자기를 자해하기도 하죠. 자기를 때리거나 자기 얼굴을 할퀴는 그런 모습들을 보일 수가 있고요. 또 중요한 이 아이의 심리상태 한 가지는 굉장히 무력할 겁니다. 왜냐면 이 아이는 14개월밖에 안 된 아이이기 때문에 돌보미한테 도저히 대항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러니까 어떠한 것도 대응하거나 힘을 행사할 수 없는 상태, 굉장히 무력한 이런 상태였을 거라고 보기 때문에 이 아이가 살아온 게 14개월이면, 사실 3개월이면 1/5에 가까운 인생입니다. 너무 가엾고 너무 정말 당황스럽고, 정말 어떻게 이런 상황들을 해결해나가야 할지 암담하기 짝이 없습니다.

◇ 김호성: 그 같은 상태가 성인이 되어서도 영향을 당연히 주겠죠?

◆ 오은영: 당연하죠. 그래서 아동학대를 심각한 범죄행위로 우리는 규정짓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아동학대가 끊임없이 반복이 되는데 아니, 어떻게 일들이 자꾸 일어나나 그러는데요. 사실 아동학대를 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행위가 학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그래서 훈육 차원에서 그랬다든가 이렇게 말하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그러나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사람은 어떻게 바라보셔야 하냐면 이것은 아동과 어른의 관계 내에서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동등한 관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바꿔 말하면 어른은 돌봐주는 사람이고, 아이를 보호하는 사람이고, 아이가 힘들 때 옆에 있어줘야 하는 사람이고, 심지어는 교육과 사랑을 제공해줘야 하는 사람이 어른이기 때문에 이들의 관계에서는 어른이 실수를 했다든가 한 번 용서를 해준다든가, 이런 차원으로 이 문제를 바라볼 수 없다는 거죠. 그래서 이런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학대행위라든가 성범죄 같은 것들은 이 아이의 평생 동안 인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문제행동이기 때문에 이것을 그냥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 이런 게 아니라 심각한 범죄행위로 다뤄야 한다고 하는 겁니다.

◇ 김호성: 가해자인 본인은 말이죠. 아까 훈육 차원이라는 표현도 해주셨습니다만, 자신의 행위가 학대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게 왜 이렇게 생각할까요?

◆ 오은영: 이분도 아마 이렇게 말한 것 같아요, 인터뷰에서요. 자기가 문제행동을 고쳐주려고 그렇게 했다. 이러지만 우리는 언제나 훈육이라는 표현을 정말 잘 적용해서 써야 합니다. 훈육이란 단어를 많이 쓰는데요. 훈육은 옳음과 옳지 않은 것을 가르쳐주는 아주 중요한 교육의 일환입니다. 그리고 아이가 기본적인 자제와 자기조절능력을 배우는 데 있어서 가정교육의 가장 첫 걸음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러나 우리가 아이를 가르치고 교육을 시킨다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인간답게 하기 위함입니다. 인간답게 하기 위해 아이를 가르치는 건데,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아이를 다루고 이것을 어찌 교육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14개월 된 아이는 이런 식의 훈육이 필요 없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나이의 아이들은 모든 요구가 생존에 필요한 생리적 요구들입니다. 그래서 들어줘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본인의 어떤 해결되지 않은 병리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죠. 아동학대라는 점은 대개 그렇습니다. 이런 부분들을 그런 훈육이라는 정말 꼭 해야 하는 중요한 교육인데 이것을 이제 앞에 내세우고 사실은 본인의 병리적인 이런 문제들 중에서 특히 대응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강압적이고 억압적이고 굴복적이고 그리고 본인이 그런 아이들에게 힘을 행사하고 아이를 통제하고, 과도하게. 이런 것들을 행사하는 것을 이거 훈육과 가르침이라고 자꾸 얘기하니까 너무나 많은 문제들이 생기는 거죠.

◇ 김호성: 정부가 인증한, 여가부가 인증한 파견 돌보미였다는 사실에서 많은 부모들은 더욱더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요. 앞으로 정부는 어떤 일을 해야 하는 겁니까, 그럼?

◆ 오은영: 우리는 이런 사건을 가지고 정말 고민을 한 번 해봐야 하는데요. 사실은 수준과 질을 높이는 것과, 양산하는 것은 굉장히 공존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들입니다. 왜냐면 몇 년에 걸쳐서 아이를 이해하고 아이의 발달과 성장을 공부하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그러한 전통이 있는 학교 안에서 노교수한테 배우고 고민하고, 이런 과정들을 제대로 된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나 이런 과정을 할 수 있는 수는 소수이기 때문에 집집마다 돌보미가 가게 될 때 이 사람들을 양산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럼 양산을 하게 될 때 과연 질이 좋은 교육이 제공될 수 있는가라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하는 거죠. 그러나 이제 집집마다 현실적으로는 돌보미가 필요하고, 또 요구도가 많기 때문에 언제나 이런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를 돌보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아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이중의 아주 일부, 소수는 아까 말씀드린 대로 본인의 어떤 해결되지 못한 그런 병리적인 증상을 말 못하고 대응하지 못하는 힘이 약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주 힘껏 발휘하는 거죠. 과도한 통제를 하고. 그래서 이런 것들을 걸러내는 것은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이슈가 된다고 할 수가 있죠.

◇ 김호성: 정부 돌보미 서비스 보면 16시간의 보수교육 받으면 돌보미로서 활동할 수 있고, 지금 서울의 경우 3500명 아이돌보미가 있는데 이들을 모니터링 하는 사람들이 4명뿐이다. 이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하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고요. 그렇다면 유사한 사례가 계속 재발될 수 있다는 것인데. 이에 대한 아주 현실적인 대책을 한 번 말씀해주신다면요?

◆ 오은영: 네. 그래서 이런 일이 생길 때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것은 여기에 종사하는 수많은 분들은 최선을 다합니다. 이들을 매도하게 되는 일은 절대 하면 안 되겠죠. 그러나 아동과 관련된 영역에 일하는 사람 중의 아주 소수들이 굉장히 병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걸 어떻게 걸러내느냐 하는 문제인데요. 결국은 좀 더 체계화되고 조금 더 심층을 알아볼 수 있는 그런 인성, 인적성 검사 같은 것들을 모두에게 제공해서 스크리닝을 한 번 해보는 거죠. 이 스크리닝이라는 것은 한 개인개인은 알아볼 수가 없지만 굉장히 평균에서 동떨어져 있는 사람들을 걸러내는 이런 검사들인데요. 이런 것들을 통해서 한 번 걸러낸다든가, 그다음에 끊임없는 보수교육을 하되 이 보수교육을 아주 구체적으로 있는 사례를 가지고 아주 구체적으로 하는 거라든가. 내지는 이런 16시간의 보수교육이 좀 더 강화되는 이런 과정들. 그리고 인원이 좀 더 많아져서 방문을 해서 보는 것들. 이런 것들이 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이 방법을 자꾸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우리 국가 안에서 왜 자꾸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한 어떤 근본적인 것에 대한 좀 더 우리가 고민을 하고 같이 생각을 깊게 해보는 과정 없이 자꾸 대책들이 나오면 이 대책들은 그냥 겉을 슬쩍 흙으로 덮고 가는 거기 때문에 거기서 또 문제가 나오거든요.

◇ 김호성: 박사님, 구체적으로 해당 가정들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것은 어떻다고 보십니까?

◆ 오은영: 사실 좀 도움이 되기도 하죠. 왜냐면 직접 부모가 옆에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모니터링을 하는 것들이 이런 사고를 막는 데는 좀 도움은 됩니다. 그래서 CCTV를 설치하는 것들은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은 됩니다. 그러나 이건 이렇게 어린 아이들은 이미 학대를 당하고 나면 이 아이한테 굉장히 많은 영향이 있기 때문에 CCTV도 방법 중의 하나이긴 하지만 근원적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가 있겠죠.

◇ 김호성: CCTV 설치를 전제로 해서 돌보미 요청을 하면 거부하는 그런 일도 있다는 것이 지금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입니다. 여기에 대한 대안을 어떤 식으로, 근본적인 교육을 통해서 해결한다는 것은 좀 먼 얘기처럼 느껴지고요. ?

◆ 오은영: 그렇죠. 그런데 그 돌보미 분들도 어떻게 보면 이해할 수가 있는 게 본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보나, 이렇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호성: 인권의 문제입니다.

◆ 오은영: 그럼요, 인권의 문제죠. 그래서 이런 것들은 정말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고 볼 수 있고요. 그런데 저는 언제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아이들을 많이 낳자고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고 우리가 지금 인구절벽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아이를 잘 키우고 좋은 교육을 시키고 이런 건 둘째 문제고요. 아이를 돌볼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잘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이한테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들이 있습니다. 이걸 안 하는 것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사실은 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내야 하는데요.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직장 어린이집이 정말 강화됐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아무래도 여러 사람도 종사하고, 직장 내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좀 모니터가 가능하죠. 그래서 퇴근할 때까지 돌봐주는 시스템. 그다음에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은 지역 어린이집이 좀 활성화돼서 아이들이 부모가 없는 시간 동안 국가의 체계에 의해서, 개인의 자질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제도의 체계 하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는 그런 대책들이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김호성: 알겠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죠. 고맙습니다.

◆ 오은영: 감사합니다.

◇ 김호성: 지금까지 오은영 박사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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