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전 삼성 부회장에게 직접 소송비 요청
法, 증인신문 기일 추후 잡기로…10일 김백준 출석 압박하기도
이명박 전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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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혐의 중 하나인 삼성의 다스 소송비 대납을 중간에서 조정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 소속 김석한 변호사가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불출석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3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속행공판을 열고 김 변호사를 법정에 세우려 했으나 소환장이 '수취인불명'으로 반송돼 무산됐다.
김 변호사는 2007년 이 전 대통령 캠프에서 일하던 시기 이학수 전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다스 소송비 대납을 요청한 걸로 알려진 인물이다. 당시 다스는 BBK에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에서 소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저희가 그 쪽 변호사와 대담한 결과 김 변호사는 현재 워싱턴에 있는데 법원에서 온 증인 소환장은 받았고 왜 수취인불명으로 기재됐는지 모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부회장은 지난 27일에 법정에 출석해 김 변호사를 통해 소송비 대납을 요청을 받았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확인을 받고 지원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삼성에서 뇌물을 직접 수수한 김석한을 조사하지 않고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어렵다"며 "사법공조를 통해서라도 소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검찰은 "삼성의 다스 소송비 지원은 이 전 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수수한 사안이고 이학수나 김백준 등의 진술, 청와대 문건 등을 통해 입증된 것"이라며 김 변호사의 소환이 이뤄지지 않은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에 재판부는 "현재 검찰이 확인한 바에 의하면 김 변호사가 국내에 있지 않기 때문에 김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 기일은 따로 잡지 않겠다"며 "변호인 측이 연락해보고 증인신문이 가능하면 다시 잡겠다"고 정리했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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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재판부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자발적인 증인 출석도 압박했다. 재판부는 "김백준 증인이 공인이었던 만큼 이 재판에 출석해서 증언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오는 10일 김 전 기획관의 증인신문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김 전 기획관은 현재 거제도에서 요양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법원이 보낸 소환장은 폐문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로 송달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자신의 뇌물 방조 혐의 항소심 첫 재판에도 건강상태를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1992년부터 2007년까지 다스를 실소유하면서 비자금 약 339억원을 조성하고, 삼성에 다스 소송비 67억7000여만원을 대납하게 하는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 추징금 82억원을 선고받았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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