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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사업 선정

경실련, "정부 예타 개편안 총선용"맹비난...靑, 시민단체 간담회서 국정협조 당부 이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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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외환위기를 촉진하는 방아쇠 우려"

파이낸셜뉴스

이승철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균형발전과 조사기관 다원화 등의 예비타당성조사 제도의 개편방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3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개편안 발표와 관련해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지역사업 통과 가능성을 높여 기대감을 갖게 하려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맹비난하는 규탄 성명서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이날 정부가 발표한 예타 개편안 및 기존에 정부가 공개한 전국 예타 면제 사업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고 이같이 비난했다.

그러면서 수도권·비수도권으로 이원화해 평가한다는 개편안 내용에 대해서도 "지역 특성별 맞춤평가로 형평성을 제고한다지만 실상은 정권 입맛에 따라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비수도권은 비수도권대로 사업 진행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예타조사제도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평가해 재정의 효율성을 확보하고 혈세 낭비를 줄이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경실련은 정부의 예타 개편 세부안 중 직접고용 효과 등을 평가하던 기존 정책성평가 항목에 간접고용효과를 신설한 데 대해서도 "일자리 효과를 과장하기 위한 술책"이라며 "토건사업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은 결코 지속적이지 않으며, 지금의 건설산업 구조상 양질의 일자리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이어 "그간 경제성이 없음에도 예타를 통과한 사업들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예타를 더욱 내실화시키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며 "예타제도와 같이 도입된 사후평가제도를 더 강화해 혈세를 더 알뜰하게 쓸 방안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1997년 외환위기 극복 방안으로 도입된 예타제도가 현 정부에서 무력화되면 제2의 외환위기를 촉진하는 방아쇠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그동안 여권과 같은 진보성향 시민단체로 우군으로 불렸던 만큼 이날 규탄 성명은 정부 여당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으로 보인다. 또 경실련이 국정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지난 1일 마련된 문재인 대통령과 시민단체간 청와대 간담회 이틀만에 정부 정책을 신랄하게 비난했다는 점에서다.

문재인 정부는 초기에는 각종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이 과거 정부의 토건 중심 사고라고 비난하며 선을 긋고 마을 도서관 짓기 등 소규모 생활형 SOC 사업에 주력한 바 있다.

그러나 내부에서 경기 부양을 위한 최소한의 SOC 사업 정상화 요구가 거세지면서 이번에는 각종 SOC 사업의 예비타당성을 대거 면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여권 내에서도 '묻지마 SOC' 비난이 이어지는 등 또다른 논란을 빚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예비타당성조사 기간을 평균 19개월에서 1년 이내로 단축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업을 구분해 비수도권은 각종 대형 국책사업이 조기에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개편안을 확정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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