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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브렉시트 혼돈에 EU측 "아무도 몰라…지겹다"…英 여당의원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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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英 의원들, 노딜 브렉시트 우려…차 공장 폐쇄 등 경제에도 부담

연합뉴스

메이 총리와 브렉시트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깊은 수렁에 빠진 브렉시트를 구하기 위한 의회 내 노력이 연거푸 수포가 되면서 영국 안팎에서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도 커가고 있다.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에 참여했던 기 베르호프스타트 유럽의회 브렉시트운영위원회 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서 4건의 브렉시트 대안이 모두 부결된 뒤 이제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거의 불가피하다는 뜻을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전직 벨기에 총리를 지낸 베르호프스타트 위원장은 트윗을 통해 "영국 하원이 모든 방안을 부결시켰다. (EU와의 완전한 결별을 뜻하는) 하드 브렉시트가 거의 불가피한 것으로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베르호프스타트 의원은 이어 "오는 3일, 영국은 교착사태를 타개할 마지막 기회를 갖거나 그렇지 않으면 나락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하원은 3일 새로운 의향투표를 열 예정이다. 의향투표란 과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을 때까지 제안된 여러 옵션을 계속 표결하는 것이다.



독일 출신 유럽의회 의원인 젠스 가이어는 "영국 의회 내에는 말도 안 되는 자기봉쇄(self-blockade)가 있다"며 EU는 영국에서 제2차 국민투표가 있어야만 오는 12일 이후 브렉시트 연장에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이어 의원은 또 "유럽의 나머지 국가들은 굉장히 지겹게 런던 내부의 권력투쟁을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누구도 어디로 향하는지 모른다"며 "그들이 가고 싶어하는 방향을 우리에게 알려달라"라고 말하고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풀지 못하면 죽였다고 하는 스핑크스도 영국과 비교하면 약과라는 입장을 밝혔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EU 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의 핵심인 마크 프란시스 의원은 "오늘 저녁 하원에서 일어난 일은 영국 국민에 대한 쿠데타 기도며 쿠데타는 실패했다"라고 말하고 "이제 '노딜'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부 장관인 스티브 바클레이도 의회가 타협안을 찾지 못한다면 약 10일 후 노딜 브렉시트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 집권당 내부의 비타협적인 태도에 불만을 품은 또 한명의 이탈자가 생겼다.

소프트 브렉시트 지지자인 닉 볼스 의원은 자신의 주도로 제출한 '공동시장 2.0'(Common Market 2.0)안이 1일 의향투표에서 21표 차이로 부결된 뒤 탈당을 선언했다.

볼스 의원은 "우리 당이 타협을 거부해 나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보수당은 스스로 타협할 능력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EU는 노딜에 대비해 새로운 조치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EU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영국 내각에는 테리사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안이 며칠 후 열릴 의향투표에서 또 부결되면 뾰족한 수가 없는 만큼 관세동맹 잔류를 받아들이자는 의견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선이 전했다.

브렉시트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이 지속하면서 영국 경제도 타격을 받고 있다.

BMW와 푸조는 브렉시트가 비록 연기되기는 했지만 지난달 29일 노딜 현실화에 대비해 예정했던 영국 내 공장의 폐쇄를 다음 주 강행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영국상공회의소(BCC)도 분기 경제 보고서를 통해 브렉시트 논란의 와중에 제조 및 서비스 분야 모두에서 크게 위축된 투자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제조와 서비스 분야 기업들의 투자 의향은 지난 8년 사이 가장 약했으며, 영국 전체 수출의 약 45%를 차지하는 서비스 수출 증가는 2009년 이후 가장 저조한 비율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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