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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일회용품 사용과 퇴출

오늘부터 마트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바나나, 속비닐 사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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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전국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지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용산구의 한 대형마트의 계산대에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비닐봉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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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백화점, 슈퍼마켓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환경부는 이날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에 따라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실태 점검에 나섰다. 대상은 대형마트 2000여 곳과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 1만1000여곳, 백화점, 쇼핑몰 등이다. 마트에 입점한 모든 업체에서 1회용 봉투와 쇼핑백 사용이 금지된다. 이들 매장에서 일회용 봉투를 사용하다 적발되면 해당 업체에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미 대형마트에선 2010년부터 종량제 봉투나 종이 봉투, 다회용 쇼핑백을 사용하도록 하고 있어 직접적으로 변화는 없다. 하지만 올해부터 규제가 적용된 속비닐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속비닐은 대형마트나 슈퍼 등에서 흔히 과일과 수산물 매대 옆에 놓여있는 비닐롤 형태의 일회용 비닐봉투를 말한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대형마트 등에서 생선·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 판매대에서 쉽게 속 비닐을 뜯어 상품을 담아갔다.

지난 1월부터 석달간 계도 기간을 거쳤지만, 본격적인 단속이 시작된 1일에도 일부 시민들은 속비닐을 사용하려다 직원들로부터 제지를 당하기도 했다.

기본적으로 일반 제품을 담는데 속비닐 사용은 금지된다. 신선식품의 경우도 이미 포장이 되어 있거나 용기에 담겨있는 경우 속비닐을 사용할 수 없다. 하지만 몇가지 예외를 뒀다. 물이 샐 수 있거나 흙이 묻은 경우이다.

생선·정육·채소도 이미 용기에 포장된 제품은 속비닐을 사용할 수 없지만, 액체가 샐 수 있는 어패류·두부·정육 등은 속비닐을 사용할 수 있다. 내용물이 녹을 수 있는 아이스크림도 속비닐 사용이 가능하다.

겉에 수분이 없더라도 포장을 안하고 낱개로 여럿을 담는 과일이나 흙 묻은 채소는 속비닐에 담을 수 있다. 다만 바나나의 경우 속비닐 사용을 두고 일부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환경부는 ‘포장되지 않은 1차 식품, 벌크로 판매하는 과일’을 속비닐 사용이 가능한 경우로 안내했는데, 개별 제품군을 명시하지 않아 현장에서 해석을 달리한 경우가 생긴 것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바나나의 경우도 1차 식품으로 분류해 속비닐에 담을 수 있다”면서 “그 외 현장에서 특별히 민원이 들어온 것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속비닐 사용에 대해선 시민들이 적응하는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봄 발생한 ‘폐기물 대란’ 이후 비닐 사용 억제를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민 1인당 연간 비닐봉투 사용량은 414장에 달한다. 이는 연간 온실가스를 20㎏ 배출하는 양이다. 속비닐은 장당 무게가 고작 5g이지만, 2017년 말 기준 주요 대형마트에서 사용된 속비닐이 무려 401t에 달했다는 추정도 나왔다.

환경부에선 이번 대형마트 비닐봉투 사용 규제로 연간 22억2800만장의 비닐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활용 전문가들은 마트에 갈 때 장바구니를 챙기는데서 더 나아가 식품용기를 따로 가져가는 것을 권장한다. 실제 독일에 있는 식료품점인 ‘오리기날 운페어팍트(Original Unverpackt)’의 경우 빈병이나 빈통을 가져와 식료품을 담아가도록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최근 서울 성수동에 일회용 비닐이나 플라스틱 대신에 개인용기를 가져와 담아가는 ‘더피커’라는 업체가 문을 열기도 했다.

자원순환연대에서 1일 오전 서울시내 매장면적 165㎡이상 슈퍼마켓 62곳을 대상으로 1회용 비닐쇼핑봉투 사용 금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1곳을 제외한 61곳(98.4%)에서 비닐쇼핑백을 판매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자원순환연대에선 “제도가 빠르게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앞으로도 지자체의 지속적인 계도와 단속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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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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