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MB뇌물 핵심’…5일 소환
‘MB 항소심’ 증인 5명 법정 출석
원세훈·이병모는 진술내용 번복
“자금 요청 없었다” 혐의 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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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전략을 180도 수정한 이명박(78) 전 대통령 쪽이 항소심 재판 증인으로 신청한 이들 일부가 엠비(MB)에게 유리한 쪽으로 기존 진술을 조금씩 번복하고 있다. 반면 검찰 수사와 1심 때 했던 핵심 유죄 진술을 법정에서 생생하게 증언하는 이들도 있다. ‘유무죄 증언 대차대조표’는 여전히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전 대통령 쪽 입장에선 일단은 재판 전략 변경 효과를 본 셈이다.
이 전 대통령 쪽은 지난해 5월 1심 재판을 앞두고 검찰 쪽 증거에 모두 동의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금도가 아닌 것 같다”며, 검찰 수사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과거 청와대 참모 등을 법정에 증인으로 세우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1심에서 징역 15년의 중형이 선고되자 마음을 바꿨다. ‘금도’를 따지는 대신 무더기 증인 신청 전략으로 돌아선 것이다. 31일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 증인 현황을 보면, 3월 한달간 열린 재판에서 증인으로 채택된 이들은 모두 10명이다. 절반인 5명이 법정에 직접 나왔다. 이 전 대통령 쪽 재판 전략은 일부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5명의 증인 중 이 전 대통령을 근거리에서 보좌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 등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을 뒤집었다.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에게 제공한 국정원 예산 10만달러에 대해 “대북 접촉 활동 명목으로 준 것일 뿐”이라며 뇌물이 아니라고 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격인 이 사무국장은 ‘엠비(MB)의 처남인 고 김재정씨의 재산(다스 지분 등)이 이 전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고 했던 자신의 진술을 번복했다. “검찰에서 자포자기식 진술을 했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 조사 단계에서 이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 핵심 구실을 한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항소심 법정에서도 기존 진술을 유지해 검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그는 삼성이 미국 다스 소송비 수십억원을 대납한 이유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쪽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증언했고, 이를 면전에서 직접 들은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미친×”이라는 욕설을 들어야 했다.
엠비 일가에 제공한 ‘뇌물 일지’를 깨알같이 기록한 ‘비망록’의 주인공인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엠비의 영원한 집사로 알려졌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1심에서 이 전 대통령을 실소유주로 판단한 자동차부품회사 다스의 김성우 전 사장과 권승호 전 전무는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끝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팔성 전 회장에 대해서는 구인영장을 발부하고 오는 5일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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